강동구 아파트 "무량판 아니다" 공고
일부 네티즌 "무량판 맞는데 거짓말"
업계 "무량판 자체는 문제없는 공법"
서울 강동구 일부 아파트 단지의 '무량판 공법' 적용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정부가 공법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정부가 '무량판'을 언급할수록 불안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8일 회원이 199만 명에 달하는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A 아파트는 벽식인가, 무량판인가? 누가 거짓말하는가? 고덕 예비 매수인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강동구의 ‘고덕 A’와 ‘고덕 B’ 아파트는 무량판 구조로 건축됐는데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들이 이를 부인하는 거짓 공고문을 게재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전날에는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부동산갤러리(게시판)에도 비슷한 취지의 글이 올라왔고 이를 그대로 복사한 글이 다시 부동산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B 아파트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공고를 내린 상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번 강조했지만, 무량판 구조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으나 일부 주민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A·B 아파트 관련 게시물에는 ‘부실공사가 문제’라는 댓글이 여럿 달렸지만 ‘무량판 (집엔) 이제 놀러가기도 싫다’거나 ‘앞으로 무량판 여부에 따라서 집값 (차이가) 엄청난다’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앞으로 공사장마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두 아파트 시공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논란은 관리사무소가 용어를 잘못 사용해 벌어진 실수에 가깝다. 두 아파트 주거동에는 무량판과 벽식이 혼합된 구조가 적용됐다. 즉 주거공간 바깥쪽 벽(벽식 구조)과 기둥(무량판 구조)으로 상부 무게를 지탱하고, 주거공간 안쪽 벽은 자유롭게 철거할 수 있다. 이를 관리사무소들이 ‘무량판 구조가 아니다’라고 표현하면서 혼선이 생겼다는 것이다. 시공사들도 이 구조를 ‘벽-무량판 혼합 구조’ ‘벽식-기둥식 구조’ 등 저마다 다르게 부르는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국토부가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수조사만 강조할 게 아니라 해당 공법이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는 애초에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평가에서 가점을 주면서까지 장려했던 방식으로 최근 10년 사이에 지어진 아파트 주거동은 대부분 무량판-벽 혼합구조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국토부가 불안감에 기름을 끼얹은 측면이 있다"며 "무량판 공포가 퍼진 현재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에서 발생한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공공주택 사업 관련 이권 카르텔'을 밝혀내려면 내부 신고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번 주 안으로 공익신고 접수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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