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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HBM 판 키우는 엔비디아...미소 짓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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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HBM 판 키우는 엔비디아...미소 짓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입력
2023.08.10 08: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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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최신 AI 컴퓨터에 HBM3e 장착 발표
'AI 열풍' 속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공급 늘어날 듯

엔비디아가 '시그래프 2023'에서 공개한 '그레이스 호퍼 200' 슈퍼칩. 엔비디아 제공

엔비디아가 '시그래프 2023'에서 공개한 '그레이스 호퍼 200' 슈퍼칩. 엔비디아 제공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기업에서 인공지능(AI) 컴퓨팅 전문 제조업체로 떠오른 엔비디아가 새 AI용 칩을 공개하고 내년부터 공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제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장착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 공급 업체로는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력하다. 두 회사는 HBM을 차세대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엔비디아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 중인 컴퓨터 그래픽 콘퍼런스 '시그래프 2023'을 통해 업계 최초로 HBM3e를 장착한 새 그레이스호퍼(GH) 슈퍼칩과 이를 넣은 가속 컴퓨팅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내년 2분기 시장에 공급된다. 가속 컴퓨팅이란 데이터를 병렬 처리해 연산 속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보통 첨단 GPU와 초고속 메모리 반도체의 결합으로 이뤄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급증한 생성형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데이터센터(IDC)는 가속 컴퓨팅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며 새 IDC 장비를 가리켜 "사용자들이 원하는 어떤 거대언어모델(LLM)을 넣어도 미친 듯이 처리해낼 것"이라고 자랑했다.

업계에선 새 AI 플랫폼이 5월 대만 박람회 '컴퓨텍스 2023'에서 공개한 것과 기본적으론 같지만 HBM3e를 적용하겠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본다. 엔비디아의 설명에 따르면 HBM3e는 ①직전 세대인 HBM3 대비 50%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하며 ②초당 10테라바이트(TB)를 처리하고 ③최대 3.5배 더 큰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다.



최신 HBM 개발·생산 삼성전자·하이닉스, 'AI 열풍' 수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12단 적층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처음 개발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12단 적층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처음 개발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제공


엔비디아는 HBM3e의 공급 주체를 밝히지 않았지만 전 세계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지목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내년 중 HBM3e 모델을 공개하고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H100'과 'H800' 등에 HBM3을 납품했으며 HBM3 양산을 앞둔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늘려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두 회사는 HBM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9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HBM 시장에서 올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46∼49%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AI 열풍' 덕에 결국 두 회사 모두 수혜를 볼 것이 확실하다. 트렌드포스는 "현재 최신 제품인 HBM3이 전체 HBM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내년 중 60%까지 커지고 가격은 오랫동안 고공행진할 것"이라며 HBM의 총매출이 내년엔 89억 달러(약 11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AI용 칩을 개발 중인 업체도 여럿이다. 엔비디아가 AI용 컴퓨팅 시장의 80%를 차지해 앞서고 있지만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경쟁해 온 AMD도 6월 'MI300'을 공개했다. 클라우드 제공업체인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 등도 두 회사와 별도로 자체 AI 가속기 칩을 만들면서 차세대 HBM을 채택할 것으로 전해진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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