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니4집 '열' 발매... 19, 20일 단독 콘서트 '열, 다섯' 개최
"3년여간 음원 사이트 등록된 곡 100개... 각기 다른 장르 추구"
일렉 기타 대신 바이올린이 음을 리드하는 독특한 구성의 밴드가 있다. 2019년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JTBC ‘슈퍼밴드’에서 우연히 만난 멤버들이 연습실에 있던 강아지 이름을 따서 밴드를 결성, 준우승까지 차지한 루시다. 이듬해 소속사 미스틱스토리에 합류해 동명으로 데뷔한 이들은 인디 음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개화’, ‘히어로’, ‘아니 근데 진짜’ 등 명곡을 배출했다.
루시가 오는 17일 미니 앨범 4집 ‘열’로 팬들을 찾을 예정이다. 열병을 겪으며 성장하는 모두를 위한 음악을 담은 앨범이자, 루시의 열 번째 앨범이기도 하다. 이들은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쉬운 점 없이 4년째 잘 달려오고 있다"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열’일하는 밴드… 음원 100곡 채우며 달려온 3년 여정
지난 5월, 이들은 국내 인디 음악 팬 3만 명이 찾은 대규모 봄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민트라이프’의 헤드라이너(간판출연자)로 무대에 섰다. 루시의 리더이자 바이올린을 켜는 신예찬(31)은 “’플레어’라는 곡은 ‘나중에 페스티벌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연주하는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작업했었다”며 “실제로 그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던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벅차했다.
헤드라이너로 서기까지, 데뷔 이후 3년 3개월여간 이들은 쉼 없이 달려왔다. 정규앨범 1집에 미니앨범 3집, 싱글앨범 4개를 발표했고 4번의 단독 콘서트도 개최했다. 이번 앨범 ‘열’이 발매되면 음원 사이트에 등록된 노래만 100곡을 채우게 된다. 베이스를 담당하는 멤버 조원상(26)은 “아직까지 겹치는 느낌이 드는 곡이 없다는 게 굉장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루시 자체가 장르 되겠다”던 다짐… 이번 앨범도 여전
루시는 이전부터 일관되게 “밴드의 장르를 정의하지 않는다”며 “루시 자체가 장르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혀 왔다. 대중음악 장르의 획일성에서 탈피하려는 이들의 도전은 모든 앨범에서 두드러진다. 미니 앨범 1집 ‘파노라마’만 해도 통통 튀는 바이올린 선율이 이색적인 ‘조깅’부터 전화 연결음으로 시작하는 몽환적인 곡 ‘미싱 콜’까지 곡 구성이 다채롭다. 이번 앨범 ‘열’에 수록된 네 곡 역시 모두 다른 장르의 곡들로 구성됐다.
이처럼 장르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루시의 음악임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것 또한 이 밴드의 특징. 특히 바이올린이 루시의 색깔을 더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신예찬은 “4년째 함께하다 보니 바이올린의 어떤 음역대가 우리 음악에 잘 어울리는지 서로 체득했다”고 말했다. 프로듀서이자 작사·작곡을 주로 담당하는 조원상은 “기타와 바이올린의 소리가 겹치다 보니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며 “음악마다 악기의 순서를 달리 신경 써서 구성을 짜게 됐고, 그 재미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앨범 발매 직후 19, 20일 양일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다섯 번째 단독 콘서트 ‘열, 다섯’을 개최한다. 콘서트 역시 이전과 확연히 다르게 준비했다는 이들의 말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신예찬은 “인트로에 자부심이 있으니 공연 처음부터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드럼을 맡고 있는 멤버 신광일(26)은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싶어 이번에 작곡을 해 보았다”고 귀띔했다.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멤버 최상엽(29)이 말했다. "지금처럼 적당한 속도로 달려 나가다가 해외 다양한 무대에서도 콘서트를 여는 게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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