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사 2분기 실적 하향세 이어가
MMORPG 중심의 국내 신작 경쟁 심해져
성장 이어간 넥슨은 해외 노린 장르 다변화 성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2분기에도 지난해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알렸다. 게임시장 전반의 매출이 하향세인데 뚜렷한 신작을 내지 못했거나 냈어도 경쟁이 워낙 치열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12일까지 국내 주요 상장 게임사들이 공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주요 게임사로 불리는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넥슨뿐이다. 2분기까지 특별한 신작을 공개하지 못한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은 지난해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71%, 20.7% 하락했다. 넷마블은 372억 원 영업손실로 여섯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상반기에 한국식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을 내놓은 게임사들도 실적상으론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아키에이지 워'의 카카오게임즈는 영업이익이 67.3% 감소했다. '나이트 크로우'의 위메이드는 매출이 48% 올라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294억 원 영업손실로 다섯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제노니아' 등을 출시한 컴투스도 매출은 12% 올랐지만 영업손실 124억 원으로 세 분기째 적자를 봤다.
한정된 이용자 놓고 비슷한 게임으로 경쟁
업계에선 비슷한 게임이 동시에 여럿 출시되면서, 한정된 시장을 놓고 경쟁이 심해진 결과란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이용자의 게임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신작은 물론 기존 히트작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까지, MMORPG들은 '확률형 아이템'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모바일 앱스토어에서 높은 매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게임도 두드러진 지배력을 보이지 못한 채 정해진 이용자 그룹 안에서 뺏고 뺏기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9일 실적 공개 후 콘퍼런스콜에서 리니지 시리즈 일부의 매출이 감소한 것을 두고 "비슷한 경쟁작이 꾸준히 나오면서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엔씨는 다음 대표작으로 꼽고 있는 MMORPG '쓰론 앤 리버티'에 5월 진행한 국내 베타 테스트의 결과를 반영해 12월쯤 정식 출시 예정이다.
서비스 초기에 '흥행몰이'를 해야 하기에 마케팅비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 위메이드와 컴투스는 모두 매출 대비 수익성이 높지 못했던 원인 중 하나로 "신작 출시로 인한 마케팅 비용"을 꼽았다. 다만 서비스가 장기화하면 수익 또한 안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시장 겨냥 콘솔 신작에 기대감
한편 주요 게임사 중 넥슨은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보다 늘었다. 매출 9,028억 원, 영업이익 2,640억 원으로 각각 12%, 22% 증가했다. 국내에선 사실상 대안이 없는 축구 게임 '피파 온라인4' '피파 모바일'이 실적을 이끌었고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히트작도 건재하다. 해외 시장을 겨냥해서는 장르 다변화로 성과를 내고 있다. 자회사 넥슨게임즈의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와 사내 브랜드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지만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신작으로 기대감을 부르는 기업도 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독일 게임 박람회 '게임스컴'을 통해 국제적인 이목을 끌고 있는 'P의 거짓'을 9월에 내놓는다. 펄어비스는 트리플A급(고품질) 게임으로 역시 시장의 기대를 받아 온 '붉은 사막'의 실제 플레이 장면을 올해 '게임스컴'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게임 모두 서구 콘솔(게임전용기기) 시장을 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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