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화재 첫날 당시 사이렌 안 울려
하와이주 법무부 “종합적 조사 예정”
최소 8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하와이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된 마우이섬의 산불 대응 과정에서 경보 사이렌이 제대로 울리지 않는 등 총체적 부실이 있었다는 비판이 11일(현지시간) 거세졌다. 당국은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앤 로페즈 하와이주 법무장관실에서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전후의 주요 의사결정과 정책에 대해 종합적인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로페즈 장관은 그러면서 “진행 중인 구호 활동에 대해 전면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제는 규명 과정에 돌입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와이 재난관리청은 지난 8일 마우이섬 산불 첫 발생 시 경보 사이렌이 울린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다수의 라하이나 주민이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했고, 화염을 목격하거나 연기 냄새를 맡고 나서야 위험 상황을 인지했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에서 화재 피해 지역이 산불에 취약하다고 미리 파악했으면서도 대비에 실패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4년 민간단체 하와이 산불 관리 조직이 당국에 낸 ‘산불 방지 계획안’은 이번 화재 피해가 집중된 라하이나가 지형과 기후 특성상 마우이에서 화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짚었다. 초목 관리나 사유지·시설 보호 등의 조치도 담겼으나 우선순위, 예산 부족 등으로 모두 실현되진 못했다.
이 보고서 쓴 엘리자베스 피켓은 “당시에 일부 조치를 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절망스럽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마우이 카운티의 한 2021년 보고서는 산불 피해 규모가 급증했으나 이를 방지·완화할 자금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산불 위험이 증가하고 있으며, 허리케인으로 인해 악화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마우이 산불은 허리케인 도라의 강풍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도 하와이 재난관리청 홈페이지에는 산불 발생 시 대응 요령조차 나와 있지 않았고, 지난해 하와이주의 한 보고서는 산불 인명피해 위험 수준을 '낮음'으로 평가했다고 미국 CNN방송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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