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챗GPT와 견줄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에 1억 달러 투자
다국어 LLM 공동 개발... 해외 통신사에도 AI 서비스 제공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을 내세운 SK텔레콤이 미 실리콘밸리의 세계적 생성형 AI 개발사 '앤트로픽'에 전략적 투자를 하는 동시에 이 회사와 공동 개발에 나선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AI 챗봇 '클로드 2.0'을 대중에 공개하며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은 AI 개발사다.
SK텔레콤은 13일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투자하고 AI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SKT가 보유한 한국어 AI 기술과 앤트로픽의 글로벌 AI 역량을 결합, 글로벌 통신사들과 더불어 AI 생태계를 이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GPT 개발자 출신이 만든 챗GPT 대항마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에 거점을 둔 앤트로픽은 오픈AI의 연구 부사장을 맡았던 다리오 아모데이를 비롯해 오픈AI 출신 연구진 다수가 2021년 세운 개발사다. 이들이 만든 AI 챗봇 클로드는 챗GPT와 같은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챗봇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미국과 영국의 대중을 대상으로 공개한 '클로드 2.0'은 현재 국내에선 사용할 수 없지만 한국어 성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의 또 다른 특징은 생성형 AI 특유의 '유해한 답변'을 막기 위한 설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클로드에 적용된 '헌법 AI' 기술은 기본적으로 생성형 AI가 응답할 때 따라야 할 원칙을 지정하고 적절하지 않은 질문을 받더라도 이 원칙에 맞춰 무해한 답안을 내도록 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SKT 투자에 앞서 구글을 비롯해 빅테크의 투자를 이끌어 냈는데 그 금액이 10억 달러에 이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의 오픈AI에 투자해 '빙 AI'를 만든 것처럼 구글도 자사의 '바드'를 보완하기 위해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활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윤곽 드러내는 SKT의 '글로벌 AI' 야심
SKT의 이번 투자는 'AI 컴퍼니'로 탈바꿈을 선언한 SKT가 최근 화두가 된 생성형 AI의 개발 경쟁에서 국내외 경쟁사에 밀리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SKT에 따르면, 이번 투자를 계기로 앤트로픽은 ①LLM을 미세 조정하고 최적화하는 도구를 SKT에 제공하고 ②한국어·영어·독일어·일본어·아랍어·스페인어 등을 포함한 다국어 LLM을 함께 만든다.
이 다국어 LLM은 최근 SKT를 중심으로 결성된 '글로벌 텔코(Telco·통신) AI 얼라이언스'에 제공될 AI 플랫폼 서비스의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텔레콤·e&·싱텔 등 동맹에 참가한 각 지역 통신사도 각각의 요구사항 및 현지 특색을 반영해 이용자를 위한 AI 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마련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SKT는 자체 초거대 AI 구축을 위해 국내 스타트업과도 손을 잡는 한편 실리콘밸리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6월에는 국내 AI 스타트업과 함께 산타클라라에 있는 SK텔레콤 아메리카(SKTA)에서 AI 비전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찾았다.
SKTA는 글로벌 사업과 벤처 투자를 담당해 온 현지 법인으로 앞으로는 SKT AI 사업의 해외 진출 기지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4월에는 네이버의 AI 사업을 기획해 온 정석근 전 네이버 클로바 사내독립기업(CIC) 대표가 SKTA 대표로 영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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