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K뮤지컬컴퍼니 첫 번째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시스터 액트'
11월 부산·서울 포함 국내 15개 도시 공연 이어
내년 하반기 아시아 투어
"국내 무대에 오르는 영어 버전의 투어 프로덕션 뮤지컬을 보면서 과연 비싼 티켓 가격에 합당한 수준의 작품인가,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럴 바에는 우리가 해외 원작 뮤지컬의 인터내셔널 투어 프로덕션을 직접 꾸려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유럽 뮤지컬의 대본과 음악을 구입해 재창작하는 '스몰 라이선스' 형식으로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 온 EMK뮤지컬컴퍼니가 새로운 글로벌 사업 모델에 도전한다. 영국 웨스트엔드 2009년 초연 뮤지컬 '시스터 액트'의 영어 버전 논레플리카(원작의 대본, 음악을 제외한 나머지는 새롭게 창작) 공연을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무대에 올리는 인터내셔널 투어 프로덕션을 직접 꾸리는 것.
'시스터 액트'의 프로듀서인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국내 창작진과 미국, 한국 배우들이 함께 참여한 '시스터 액트'를 11월 부산(4~12일 소향시어터)·서울(22일~2024년 2월 11일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을 비롯한 국내 15개 도시에서 공연한 뒤 내년 하반기 아시아 투어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권에선 이미 확정된 2개 도시를 포함해 6개 도시 공연이 목표다. 2013년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지킬 앤 하이드' 영어 공연의 미국 19개 도시 투어 및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적은 있지만 국내 제작사가 해외 원작 뮤지컬의 인터내셔널 투어 프로덕션을 직접 꾸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92년 미국에서 개봉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알란 멘켄이 음악을 맡은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초연 후 2009년 런던 웨스트엔드, 2011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가장 최근의 국내 공연은 EMK뮤지컬컴퍼니가 들여온 영어 버전의 투어 공연이다. 김 부대표는 "2017년 공연 당시 프로덕션 수준이 우리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뜨거운 관객 반응을 보면서 원작 콘텐츠의 힘을 실감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재공연 계획이 무산되면서 이참에 직접 투어 프로덕션을 꾸려보자는 생각에 한국과 제3의 나라에서 영어로 공연할 수 있는 라이선스 권리를 어렵게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 투어 공연은 원제작사를 대행해 호주 제작사가 꾸리는 경우가 많아 (가까운 거리에 있는) EMK뮤지컬컴퍼니의 아시아 투어 공연은 상대적으로 비용 면에서 우위가 있다"며 "티켓 가격이 높아도 공연을 유치한 제작사가 수익을 보장받기 어렵고 관객 만족도가 떨어지기 쉬운 기존 투어 공연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스터 액트'가 오래된 콘텐츠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런던 웨스트엔드 리바이벌 프로덕션이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베스트 리바이벌상을 받았고 오는 9월 33개 지역 투어가 예정돼 있다"며 "꾸준히 사랑받는 콘텐츠"라고 답했다.
공연 연출은 '엘리자벳', '레베카' 등 EMK뮤지컬컴퍼니와 꾸준히 작업해 온 미국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 맡았다. 지난 4월부터 서울과 뉴욕에서 동시에 진행한 오디션을 통해 미국 배우들과 6명의 한국 배우들로 구성된 캐스팅도 완료했다. 요한슨 연출가는 "K팝 못지않게 뛰어난 한국 뮤지컬의 수준을 전 세계가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부대표는 "이번 '시스터 액트' 공연이 K뮤지컬을 전 세계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간 투어 공연이라는 이름으로 '세컨드 클래스' 공연을 접한 한국 관객에게 '퍼스트 클래스'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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