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연구실 배정하고 명패까지 붙인 뒤 돌연 거부
"성적 높은데 이유 안 밝히고 부적격 판단 …부당"
여자 핸드볼계 '전설' 오성옥 전 SK슈가글라이더즈 감독이 자신의 교수 임용을 돌연 취소한 한국체육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송각엽)는 오 전 감독이 한체대 총장을 상대로 "임용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를 선고했다.
오 전 감독은 다섯 차례 올림픽에 출전, 4개의 메달을 딴 여자 핸드볼계의 전설이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2021년 4월부터 감독으로 여자 핸드볼 구단 SK슈가글라이더즈를 이끌었으나 지난해 한체대 핸드볼 전문실기분야 전임교원으로 합격하면서 팀을 떠났다.
문제는 한체대가 오 전 감독에 대한 교수 임용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취소하면서 불거졌다. 한체대는 2022년 8월 3일 오 전 감독을 '최종 임용 예정 후보자'로 확정한 뒤, 교수 연구실 배정이나 명패 부착, 발령장 교부식 일정 통지 등 모든 준비를 끝낸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체대 인사위원회는 2022년 9월 오 전 감독의 교수 임용에 대해 '부동의'를 의결했다. 인사위는 부동의 사유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오 전 감독은 "부당하다"며 불복 소송을 냈고, 법원은 오 전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임용예정후보자에 대해 인사위가 부적격 판단을 내릴 때는 후보자에게 그 사유나 사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부동의 의결 근거가 밝혀지지 않는 이상, 오 전 감독에 대한 임용 거부 처분은 공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계별 심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오 전 감독을 별다른 이유 제시 없이 배제한 결정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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