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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 듯한' 뇌혈관…모야모야병, 4세 미만도 수술 치료 효과

입력
2023.08.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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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 환자 뇌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 같은 모습의 이상 혈관이 나타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모야모야병 환자 뇌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 같은 모습의 이상 혈관이 나타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모야모야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속목동맥 원위부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이다. 충분하지 못한 혈류를 보완하기 위해 바깥목동맥으로부터 대체 혈관이 발달한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시 뇌심부에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가느다란 혈관이 연기처럼 보이는 특징을 지닌다. ‘모야모야’라는 이름 자체가 일본어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양을 뜻하기도 한다.

모야모야병 증상은 뇌 혈관이 막혀 뇌경색·두통·구토·마비 등이 동반된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난치 질환으로 분류된다. 모야모야병은 우리나라에서 10만 명 당 1.7~2.3명에서 발생하는 희소 질환이다.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시아에서 주로 발병하며 가족력을 동반할 때가 많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1.8배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4세 미만 어린이 모야모야병 환자도 수술(간접문합술)로 뇌경색을 예방할 수 있고 생존율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승기(소아신경외과)·하은진(중환자의학과) 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이 1988~2020년 간접문합술을 시행한 4세 미만 모야모야병 환자 135명의 임상 양상을 분석한 연구 결과다.

모야모야병은 주로 간접문합술(吻合術·연결술)로 치료한다. 두피 혈관을 분리해 뇌 표면에 접촉한 뒤 해당 혈관이 자라 뇌에 피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수술이다.

다만 4세 미만 어린이 환자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수술 후 예후(치료 경과)가 나쁠 수 있다는 의견이 있기에 해당 연령대에서 간접문합술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

실제로 4세 미만 어린이는 뇌경색 진행이 빨라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뇌경색이 발생하거나 재발할 때가 많다.

이에 연구팀은 뇌가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뇌가소성(可塑性·뇌가 성장과 재조직을 통해 스스로 신경회로를 바꾸는 능력)을 통해 뇌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4세 미만 어린이의 ‘뇌 특성’에 착안했다. 간접문합술은 뇌 혈류 개선을 통해 뇌 발달 및 뇌가소성을 극대화한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135명 가운데 수술 후 장기간 뇌졸중 발병률을 조사하기 위해 5년 이상 추적 관찰된 102명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102명 중 88%는 수술 후 신경 기능에 큰 호전을 보였다. 또한 발병 당시 뇌전증을 동반한 환자의 86%에서 수술 후 뇌전증(腦電症)이 완치됐다. 모야모야병 환자에서의 뇌전증은 뇌 혈류가 감소해 뇌 신경세포가 기능을 하지 못하는 ‘뇌 허혈’과도 관련이 깊어, 뇌전증이 완치됐다는 사실은 큰 의미를 갖는다.

4세 미만 모야모야병 환자에게서 간접문합술 시행은 장기적으로 뇌경색을 예방하는 효과도 탁월했다. 추적 관찰 동안 증상을 동반한 뇌경색이 3건 발생했으며, 연간 발생 비율은 0.16%로 매우 낮았다.

특히 수술 후 증상을 동반한 뇌경색 없는 20년 생존율은 97%를 보였다. 이는 단순한 단기 관찰이 아닌 평균 18.8년, 최대 27.3년의 장기 추적 결과인 만큼,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것이다.

김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로 4세 미만 모야모야병 환자에게서 간접문합술의 단기와 장기 성적이 모두 탁월함을 입증했다. 빠른 진단과 적절한 수술적 치료가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Neurosurgery) 최근호에 발표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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