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여야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여당에서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야당은 "대통령의 인식이 1970~80년대"라고 비판했다. 다만 경축사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여권 일각에서도 "국민통합을 위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 받아 세계 시민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그 길을 가겠다는 내용이 관통하고 있다"고 광복절 경축사를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극우 유튜버의 독백'이라는 표현으로 비판한 데 대해서는 "박해도 너무 야박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성태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역대 보수 진영의 대통령께서 다 누구나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안보에 대해 위협을 가하고 있는 가장 중심 세력은 북한 체제인데, 이 체제를 지원하고 대변하는 세력들이 있다는 거고, 그 세력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야당은 시대에 걸맞지 않은 경축사였다는 혹평을 이어갔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사회, 정치, 국가에 대한 인식이 너무 현재와 맞지 않는다"며 "거의 1970~80년대에 나왔던 단어나 표현을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광복절이 아니라 '굴복절'인가 싶을 정도"라며 "(일본에선) 자민당 의원 70여 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는데, 우리만 일본에 대한 여러 문제를 하나도 말씀 안 하시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국민통합을 위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경축사 가운데 '공산전체주의 세력' 발언과 관련해 "극소수에 달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일반화해서 이야기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느냐"면서 "누가 특별하게 자유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인상을 주는 정치 행위는 국익을 위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6·25 전쟁 기념사 같은 느낌"이라고 일갈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지금까지 큰 줄기가 일본과의 친화 정책이라는 건 알겠으나 광복절에 내는 메시지로는 일본에 대해 과하게 언급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와 장소에 맞는 메시지가 중요할 것 같다"며 "'도대체 대통령실에서 누가 메시지를 쓰고 있느냐, 그 사람 좀 잘라라' 제가 계속 얘기하는 게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