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가 데리고 있다” 속였지만
경찰 조사 결과 사망 사실 확인
3년 전 생후 3개월 된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친모가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A(26)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12월 22일 자정쯤 B군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날 오전 7시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숨진 B군을 포대기로 싸고, 쇼핑백에 넣어 집 주변 포구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 후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겪다가 아이 얼굴에 이불을 덮고 친척 집에 갔다가 돌아와보니 죽어있었다”고 진술했다.
B군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A씨가 아이를 유기했다고 진술한 장소는 현재 매립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B군의 친부로 지목한 남성은 현재 대구에서 결혼해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사귄 사실은 맞지만, A씨가 임신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A씨의 말만 듣고 내 자식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당시 채무가 있고 임대료도 밀려 집에서 나가야 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범행할 때 조력자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귀포시는 지난 5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영유아 건강검진 현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B군의 출생신고는 이뤄졌지만, 장기간 검진을 받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친모 A씨를 조사해왔다. 당시 A씨는 서귀포시 조사에서 “대구에 있는 친부가 아이를 보호하고 있으며, 6월쯤 친부가 아이를 데리고 제주에 오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A씨 진술과 달리 한 달이 넘도록 B군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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