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투트가르트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연구 인용
"LK-99는 부도체... 황산구리 불순물 때문에 오해"
상온·상압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 'LK-99'를 발견했다는 국내 한 연구소의 발표를 두고 전 세계적 검증이 잇따르는 가운데, 독일의 한 연구팀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K-99에서 초전도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을 뿐 실제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이처에 따르면 파스칼 푸팔 박사가 이끄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연구팀이 순수한 LK-99 단결정을 합성한 결과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닌 저항이 수백만 옴(Ω)에 달하는 절연체였다. 또 LK-99는 강자성과 반자성을 약간 띠지만, 자석 위에서 뜰 정도는 아니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전기저항이 0이고, 강한 반자성으로 자석 위에 둥둥 뜰 수 있는 것이 특징인 초전도체로 보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보라색의 LK-99 단결정을 공개한 연구진은 LK-99가 초전도 유사현상을 만들어 낸 것은 황화구리(Cu2S) 불순물이라고 설명했다. 푸팔 박사는 "단결정에는 없는 황화구리 불순물이 LK-99를 초전도체처럼 보이게 했다. 우리는 (LK-99에서) 초전도 현상의 존재를 배제한다"면서 물질의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는 데 순수한 단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이처는 많은 과학자가 이번 논란을 통해 많은 것을 반추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린스턴대 고체화학자 레슬리 숩 교수는 "LK-99 이전에도 (초전도 현상과 관련한) 밀도함수이론(DFT)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강연을 해 왔다"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성급한 계산이 주는 교훈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를 과학 재현성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여러 연구진이 발 빠르게 재현에 나서 주장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서다.
LK-99를 둘러싼 논란은 퀀텀에너지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연구진이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납 기반 상온·상압 초전도체인 LK-99를 구현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논문 공개 이후 전 세계 연구진들은 이를 재현하기 위해 나섰고, LK-99를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이어졌다. 국내 학회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 역시 자체 검증위원회를 꾸리고 각기 재현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결과는 2주 내에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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