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네이처 "LK-99, 초전도체 아니다... 독일 연구진이 규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네이처 "LK-99, 초전도체 아니다... 독일 연구진이 규명"

입력
2023.08.17 16:03
수정
2023.08.17 16:10
20면
0 0

독일 슈투트가르트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연구 인용
"LK-99는 부도체... 황산구리 불순물 때문에 오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자석(둥근 물체) 위에서 상당 부분이 공중에 떠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제공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자석(둥근 물체) 위에서 상당 부분이 공중에 떠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제공

상온·상압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 'LK-99'를 발견했다는 국내 한 연구소의 발표를 두고 전 세계적 검증이 잇따르는 가운데, 독일의 한 연구팀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K-99에서 초전도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을 뿐 실제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이처에 따르면 파스칼 푸팔 박사가 이끄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연구팀이 순수한 LK-99 단결정을 합성한 결과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닌 저항이 수백만 옴(Ω)에 달하는 절연체였다. 또 LK-99는 강자성과 반자성을 약간 띠지만, 자석 위에서 뜰 정도는 아니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전기저항이 0이고, 강한 반자성으로 자석 위에 둥둥 뜰 수 있는 것이 특징인 초전도체로 보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파스칼 푸팔 박사가 이끄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연구팀이 합성한 LK-99 단결정. 네이처 캡처

파스칼 푸팔 박사가 이끄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연구팀이 합성한 LK-99 단결정. 네이처 캡처

보라색의 LK-99 단결정을 공개한 연구진은 LK-99가 초전도 유사현상을 만들어 낸 것은 황화구리(Cu2S) 불순물이라고 설명했다. 푸팔 박사는 "단결정에는 없는 황화구리 불순물이 LK-99를 초전도체처럼 보이게 했다. 우리는 (LK-99에서) 초전도 현상의 존재를 배제한다"면서 물질의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는 데 순수한 단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이처는 많은 과학자가 이번 논란을 통해 많은 것을 반추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린스턴대 고체화학자 레슬리 숩 교수는 "LK-99 이전에도 (초전도 현상과 관련한) 밀도함수이론(DFT)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강연을 해 왔다"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성급한 계산이 주는 교훈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를 과학 재현성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여러 연구진이 발 빠르게 재현에 나서 주장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서다.

LK-99를 둘러싼 논란은 퀀텀에너지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국내 연구진이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납 기반 상온·상압 초전도체인 LK-99를 구현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논문 공개 이후 전 세계 연구진들은 이를 재현하기 위해 나섰고, LK-99를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이어졌다. 국내 학회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 역시 자체 검증위원회를 꾸리고 각기 재현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결과는 2주 내에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오지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