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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쟁으로 끝나나 했던 HMM 인수전에 글로벌 5위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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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쟁으로 끝나나 했던 HMM 인수전에 글로벌 5위도 뛴다

입력
2023.08.21 08: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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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예비 입찰 마감
SM그룹·하림·동원·LX그룹 등 참여 의사
포스코·현대차·CJ그룹 등 잠재 후보 거론
인수하면 재계 서열·글로벌 순위 껑충

친환경 대체 연료 바이오중유 선박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드림호. HMM 제공

친환경 대체 연료 바이오중유 선박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드림호. HMM 제공


'미운 오리' 신세였던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大漁)' 로 떠올랐다. 당초 이 회사 인수전에 국내 중견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예비 입찰 마감(21일)을 나흘 앞두고 글로벌 5위 해운사 독일 하파크로이트까지 관심을 보이며 판이 커졌다. 자산 규모만 25조8,000억 원에 달해 HMM 인수에 성공한 국내 기업은 재계 순위 10위권 안으로, 해외 선사는 전 세계 업계 3위 이내로 뛰어오를 수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MM에 관심을 보인 국내 기업은 SM그룹과 하림그룹, 동원그룹 등이다. ①SM그룹은 정부 소유의 HMM 지분 보통주(1억9,879만156주) 중 4조5,000억 원어치를 조건부로 사들일 뜻을 밝혔다. 팬오션을 보유한 ②하림그룹과 JKL 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보통주와 전환권 행사에 따른 신주(2억 주), 1조6,800억 원 규모의 남은 영구채 중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육상 물류(동원로엑스) 사업을 펼치고 있는 ③동원그룹은 HMM을 인수해 육상에서 해상까지 포괄하는 종합 물류 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④LX그룹과 ⑤글로벌세아그룹 등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 CJ그룹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매각 주간사 삼성증권은 21일 오후 5시까지 예비 입찰 제안서를 받는다.

뒤늦게 판을 흔든 건 하파크로이트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 회사의 현금 잉여성 자산은 150억 유로(약 21조8,5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회사들 현금 조달 능력(최대 1조7,000억 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게다가 한 업계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물동량이 늘면서 최근 해상 운임이 올라 글로벌 해운사들은 현금 자산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HMM의 시장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주가와 영구채 전환 여부에 따라 확정되는데 업계에서는 영구채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가정 아래 회사 가치를 약 7조9,800억 원(주가 2만 원 기준)으로 셈하고 있다.



인수하면 재계 서열 ↑

항구에 들어온 선박이 20여 개의 로프에 묶여 정박해 있다. HMM 제공

항구에 들어온 선박이 20여 개의 로프에 묶여 정박해 있다. HMM 제공


1976년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명예회장이 세운 아세아상선은 1983년 현대상선으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 대표 해운사로 자랐다.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이 회사는 그러나 2010년 6,01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뒤 글로벌 해운 경기 불황이 길어지며 9년 동안 적자에 시달렸다. 그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물동량이 늘어나며 2020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찍었다. 특히 2021년에는 매출 13조7,941억 원, 영업이익 7조3,775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9년치 누적 영업손실(약 3조8,401억 원)을 단숨에 만회했다. 지난해에는 그보다 약 4조8,000억 원 많은 매출(18조5,868억 원)과 영업이익(9조9,455억 원)을 달성하며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반기부터 해운업계에 다시 침체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에도 HMM의 인기는 높다. 자산 총액 16조5,000억 원가량인 SM그룹이 HMM을 인수하면 CJ그룹(40조7,000억 원)을 제치고 재계 순위 13위로 올라설 수 있다. 하파크로이트도 글로벌 업계 3위를 노려볼 수 있다.



부침 겪은 HMM…'미운 오리'서 '백조' 될까

최윤성(왼쪽에서 두 번째) HMM 전략재무총괄 전무가 15조 원 투자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지연 기자

최윤성(왼쪽에서 두 번째) HMM 전략재무총괄 전무가 15조 원 투자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지연 기자


단 하나뿐인 국적 선사가 해외 자본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HMM은 공적 자금을 7조 원 가까이 쏟아부은 국적 컨테이너 선사이기 때문에 최대주주 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로서는 국내 대기업의 막판 참여를 바라고 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6월 기자간담회에서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 산업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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