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정상회의, 남중국해·대만해협 언급
중 "캠프 데이비드 냉전 한기" 무력시위도
미, 경제안보 공급망 강화 '미니 나토' 논란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막을 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 결과에 가장 반발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관영매체를 동원해 비난한 것은 물론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등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인도ㆍ태평양전략을 완성하고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미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됐다.
한미일, 중국 견제 포위망 강화
3국 정상회의는 중국 견제 의도를 확실히 했다.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캠프 데이비드 정신: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은 “우리는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관철을 위한 거친 행동들을 직접 거론했다. 양안 문제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며 중국을 견제했다.
한미일은 “우리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그리고 위협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서로 신속하게 협의하도록 할 것을 공약한다”며 중국의 군사 위협 공동 대응의 길도 열어뒀다.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국제 공급망 교란 정책 공조 △경제적 강압 대응 등 중국을 겨냥한 공조 방안을 마련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 등으로 공급망을 옥죌 경우 3국 공조로 이를 풀어나간다는 구상이다. 또 △개발금융기관 간 3자 협력 △글로벌 인프라ㆍ투자 파트너십(PGII)을 통한 양질의 인프라,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은 중국의 ‘일대일로’ 견제를 노린 합의다.
말과 힘으로 반격한 중 vs 외곽에서 옥죄는 미
중국은 말과 힘을 동원해 반격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9일 “역외 세력이 남중국해에서 진영 대결과 냉전적 사고를 부추겨 어렵게 얻은 평화와 안정 국면을 파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20일 논평을 통해 “캠프 데이비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전의 기운이 전 세계를 한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군 동부전구는 대만 주변에서 해ㆍ공군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등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대만 국방부가 20일 공개한 자료 기준 중국군 소속 군용기 45대와 군함 9척이 포착됐을 정도다.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19일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을 비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중순 베트남을 방문한다. 미 온라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과 베트남이 전략적 파트너십 합의안에 서명하고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인태지역에서 중국 포위망 강화를 위해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베트남, 인도 등과의 협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이미 쿼드(Quadㆍ미국, 일본, 호주, 인도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ㆍ미국, 영국, 호주 안보동맹)에다 인도ㆍ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으로 중국을 옥죄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 합의가 아시아에서의 ‘미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ㆍNATO)’ 출범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한미일 대 중국 혹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굳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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