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미일 정상회의 평가 토론회 개최
지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던 한미일 정상회의를 두고 여야가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며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의 고착화를 들어 "한국이 신냉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반면, 국민의힘은 "역사의 한 획을 커다랗게 그은 사건", "학점으로 치면 A+"라며 성과를 치켜세웠다.
이재명 "한미일 결속, 북중러 밀착 야기 우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평가 토론회'에서 "외교의 존재 이유이자 궁극적인 목적은 첫째도 둘째도 국익"이라며 "주변국들을 적으로 돌리는 일방적인 진영 외교에 나라의 운명을 맡겨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우려되는 대목으로 △일본에 군사대국화 구실 제공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 강화를 꼽았다. 특히 한일 간 군사협력 강화와 관련해 "일본의 군사대국화 가속과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구실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합의로 대한민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 대중 봉쇄의 전면에 서게 됐다"며 "한반도가 동북아 신냉전의 화약고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인영 의원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3자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정부의) 자평과 달리 '깜깜이 외교', '불량외교'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회의 직후 일본 정부가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개시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꼬집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중국 견제가 핵심인 '팀 바이든'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한국 외교의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환경의 군사적·이념적 진영화는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김기현 "대한민국 '룰 메이크(make)' 위상 올랐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세미나에서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역사의 한 획을 커다랗게 그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대통령의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린 점을 들어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룰 테이크(take)'가 아니라 '룰 메이크(make)'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상으로 올라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리"라고 설명했다.
장성 출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약육강식의 국제정세에서 우리가 아부를 떤다든지 굴종한다면 '만만하구나' 하고 잡아먹을 것"이라며 "한미관계가 강해지면 북중러 리스크가 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이번 정상회의는 3국 협력이 제도화되는 뉴노멀의 계기를 만들었다"며 "학점을 준다면 'A+'를 안 줄 수 없는 획기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대표는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비판하는 민주당을 향해선 "잘한 것은 잘했다 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비판할 것을 비판해야 한다"며 "무작정 반대, 무작정 비판, 비난을 위한 비난으로 몽니를 부리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생 문제 해결은커녕 내부 문제 해결 때문에 국정 발목 잡기를 오히려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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