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 민주당 입당
친명계 지원사격에 '전략공천' 부상
국민의힘, 김태우 재공천 시 대항마론
기존 후보자들은 "무조건 경선해야"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이 23일 민주당 입당과 함께 오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10여 명이 도전장을 낸 상황에서 추가 공모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찰 고위직 인사가 경쟁에 합류하자, 일각에선 '전략공천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광복절에 사면·복권된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두 사람이 여야의 후보로 공천받을 경우,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대표해 '검경 대리전'이 치러질 수 있다.
진 전 차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심 끝에 민주당에 입당하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모집 공모에 지원했다"며 "13만 경찰조직을 이끌었던 리더십으로 강서구를 서울에서 가장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황운하·임호선 등 경찰 출신 의원들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황 의원은 "요즘 이른바 이상동기범죄(묻지마 범죄)로 인해 시민들이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33년 경찰에 몸담은 치안 전문가가 입당해 천군만마를 얻는 것 같다"고 추켜세웠다. 임 의원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진 전 차장과 같은 치안 전문가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에선 후보 공천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진 전 차장이 뒤늦게 합류한 것을 두고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된다. 진 전 차장이 당권을 쥐고 있는 친이재명계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지난 20일 친명계 원외인사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전국대회에서 진 전 차장은 '강서구 간판스타'로 소개됐다. 다만 진 전 차장은 입당 전 지도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오는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의 수도권 민심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라 여기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김 전 구청장을 사면해 재출마의 길을 열어준 상황에서 '맞춤형 카드'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 승리의 첫 단추"라며 "(여권에서 공천설이 나오는) 김태우 전 구청장을 압도적으로 누를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구청장이 검찰 수사관 출신인 만큼 진 전 차장을 내보낼 경우 '윤석열 정권 대 문재인 정권' 구도는 물론 '검찰 대 경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그간 출마를 준비해 온 민주당 예비후보자들은 술렁이고 있다. 당내에선 권오중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과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이창섭 전 강서구의회 의장 등 10여 명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 예비후보자는 "예비후보자 등록 이후 한 달이 넘도록 당에서 아무것도 안 하다 이제 와 낙하산 꽂기를 하고 있다"며 "지도부와 교감이 없었다면 당원도 아니었던 자에게 길을 터줄 수 있겠느냐"고 반발했다. 다른 예비후보자도 "전략공천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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