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 통화 사용 확대 주력기로
여전한 달러 우위에 "아직 멀었다"
미국 달러 중심의 세계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한 브릭스(중국·브라질·러시아·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탈(脫)달러'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브릭스 공동통화를 출범하는 대신 회원국의 통화를 역내서 활용하는 데 논의를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릭스 주재 남아공 대사인 아날 수크랄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통화 의제가 논의되고 있지만 브릭스 공동통화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며 "브릭스 통화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22일부터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당초 관심을 모았던 공동통화 도입이 공식 의제에서 제외됐다. 그는 이어 "역내 통화를 이용해 회원국 간 상호작용을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방과 대립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브릭스 공동통화를 만들거나 자국 통화로 달러 중심 체제를 대체하고자 한다. 서방의 금융 제재를 피하고 달러 패권에 대항할 독자 경제권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한 미국을 향해 '달러 무기화'라고 비판한 바 있다.
최근 원자재 거래에서 탈달러 세력이 규합하면서 달러화의 위상이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달러는 여전히 국제 교역에서 지배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달러는 지난해 약 6조6,000억 달러(약 8,750조 원)에 달하는 전 세계 외환 거래의 약 90%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58%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달러가 지배적 지위를 잃을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미국이 달러 우위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달러를 무기화하는 식의 제재에 신중해야 하며 기축통화에는 책임도 따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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