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발사 2시간 만에 실패 인정
선군절과 9·9절 앞두고 국방 성과 강조 노렸지만
5월 이어 연속 실패…김정은 '우주강국' 성과 부실
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또다시 실패했다. 5월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원사업이 두 차례 연거푸 좌절된 것이다.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9월 9일)에 맞춰 이미 열병식을 예고한 상황에서 국방분야 성과를 부각해 분위기를 띄우려던 구상은 수포로 돌아갔다.
북한은 이날 발사 이후 2시간여 만에 실패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10월에 3차 정찰위성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곧바로 재도전 의사를 공식화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북한의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당장 25일은 김 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를 기념하는 선군절이다. 김 위원장이 김정일의 '위성 정복 유훈'을 관철하면서 내달 9·9절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발사시기를 앞당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우주강국 건설'을 목표로 제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정찰위성 개발에 주력해 왔다.
문제는 김 위원장의 국방강화 사업 가운데 군사정찰위성 분야만 유독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와 고체 추진 ICBM △극초음속무기 △핵잠수함 및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무인타격장비 등과 함께 △군사정찰위성 개발 및 전력화를 공언했다. 이후 화성-18형 엔진 개발을 비롯해 각각의 무기체계에서 단계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군사정찰위성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박용한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아무리 핵을 갖고 있어도 위성이 없으면 통신 기능이 미비하기 때문에 작전을 하기 어렵다"며 "정찰위성을 확보해야 무기체계 운용에 있어서 정확성과 관측 능력을 확보하기 때문에 몇 번이라도 (발사를)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에게 이번 실패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최고존엄의 체면과 위엄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위성 개발 과학자들을 매몰차게 내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경제난에 내각 간부들을 상대로 모질게 질책하며 숙청을 예고한 것과 다른 부분이다.
북한의 미사일과 정찰위성 개발은 제2경제위원회, 군수공업부, 국방과학원, 국가개발우주국 등 4개 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사일 개발 초기부터 관여한 핵심 인물들이 노하우를 축적하며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좌천되거나 경질된 경우를 보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북한 미사일 개발 실태에 정통한 소식통은 "5월 발사 실패 당시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의 경우 일시 경질됐다가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찰위성 개발 엔지니어들은 핵심 인력이기 때문에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중간에 실패가 있더라도 이를 보완하도록 자리를 보장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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