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지음,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
편집자주
'문송하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건 인문학적 교양입니다. '문송'의 세계에서 인문학의 보루로 남은 동네책방 주인들이 독자들에게 한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건축과 도시를 전공해 여행하며 만난 그때의 도시를 사진으로 많이 남겨두었는데, 혼자 보기 아까운 사진들, 엽서들, 티켓 등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여행에서 만났던 인포메이션센터, 미술관, 서점을 기억하며, 지역의 문화거점이자 플랫폼을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만들면 어떨까?
서점 마크 옆에는 공공공간(Public Space)이라는 글자가 함께 있다. 요소를 더하는 장소로 그 요소를 더하는 사람이 나이기도 하고, 이곳에 방문해 주시는 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름을 정할 때부터 고민하게 되었다. 도시(urban), 건축(architecture), 여행(travel), 성장(growth),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관심주제로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름처럼 각자의 빈칸을 채우는 프로젝트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던 중에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프로그램의 하나로 브랜딩과 부캐를 함께 탐험하고 성장을 공유하는 장기 프로젝트 독서모임을 진행하게 되었다.
"한 우물만 파면 재미없잖아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나를 위한 사이드 프로젝트 안내서, 처음 각자의 부캐를 설정하기 위해 읽어 본 책이 바로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다. 제목과 표지부터 늘 나의 관심사를 대변하는 이 책은 책방을 처음 열 때부터 함께 해준 오픈 멤버다. 그리고 늘 시작이 두려운 우리들에게 가장 편하게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라고 독려해 준 책이기도 하다.
'부캐는 즐겁고 자신감 있는 내 인생을 위한 가장 재미있는 놀이이자, 리스크 없는 투자입니다. '(p.18) '내 일상에 큰 주축이 되는 발은 그대로 일상에 담가 놓고, 한쪽 발은 다른 물줄기에 살짝 담가보는 것이죠. 그래도 돼요. 오히려 다른 물줄기에 발을 담가보지 않으면, 내가 어떤 물에서 더 행복한 사람인지 영영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p.29)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 스스로 박수 칠 만한 일들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p.35) '버킷리스트를 적을 때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스스로에게 눈치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어떠한 아이디어도, 어떠한 감정도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p.40) '브랜드는 나를 지켜보고 있는 타인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발견'을 당하는 거죠.' (p.116) '내가 좋아하는 그 라이프 스타일을 그저 즐겁게 계속 이어나가면 그 기록 자체가 소비자들에게는 룩북이 되고 구매 및 결제로 이어집니다.' (p.137)
부캐를 설정할 때 완벽해야 한다는 무거운 마음과 그런 생각으로부터 조금 가벼워졌고, 나를 살피는 일에 진심인 요즘, 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버킷리스트를 적을 때도 스스로에게 눈치 주지 않았나? 하며 나를 점검했다. 오늘부터 박수 칠 일들을 많이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요즘 관심 주제를 중심으로 독서모임 첫 시간에 이 책을 읽고 각자의 부캐를 메모지에 설정해 보았다. 부캐를 적을 수 있는 새로운 메모지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었고, 우리는 한 달, 한 달 부캐를 다듬어 갔다. 하나씩, 하나씩 솎아내더니 이내 각자의 부캐가 얼굴을 보였다. 인스타툰, 유튜브, 수영과 달리기, 블로그 글쓰기, 줍깅, 소설 쓰기, 특허와 창업 준비하기 등 현재 6개월 동안 책과 함께 각자의 부캐를 성장시키고 있다.
6월에 진행된 최재원 작가의 북토크에서 작가는 말했다. 나를 한 번에 기분 좋게 만드는 시간은?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다양한 생각, 요즘 사이드 프로젝트로 어떤 일을 진행하고 계시나요? 돈과 관계없는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는 것, 자신만의 놀이터 만들기.
부캐의 다른 이름은 내가 지금 현재 좋아하고 관심 있는 주제와 일들이 아닐까? 부캐를 찾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해 보자. 그리고 우리에겐 부캐를 적을 수 있는 새로운 메모지가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빈칸놀이터
- 이세연 대표
빈칸놀이터는 경기 용인시 마평동에 있는 작은 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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