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개발한 '양자보안통신' 국제 표준 추진
전 통신 영역에 양자보안 기술 적용 솔루션
양자 특성 활용 원천적으로 해킹 불가
핵폭탄을 개발한 미국 양자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하면서 양자 역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구글, IBM, 바이두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양자 역학의 특성을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양자 역학을 보안에 접목해 해킹이 불가능하면서도 확장성이 뛰어난 '양자보안통신'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29일부터 9월 8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 표준화 부문(ITU-T) 정보보호연구반(SG17) 하반기 국제회의에서 양자보안통신 표준 과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보안 강도 높이면서 확장성 개선한 솔루션
기본적으로 양자보안통신은 '0'값과 '1'값을 동시에 가지는 양자의 특성(중첩)을 활용, 양자에 정보를 담아 암호키 형태로 전송한다. 암호키가 오가는 사이 해킹 시도 등 제삼자가 끼어들면 양자에 담긴 정보 자체가 바뀐다. 수신자, 송신자 모두 즉시 외부 침입을 알고 해커가 나중에 정보를 해독해도 뒤바뀐 정보만 얻는다. 도·감청의 의미가 없어지는 셈으로 '깨지지 않는 방패'로 불린다.
SKT는 양자보안 기술 중 '양자키분배기술(QKD)'과 '양자내성암호(PQC)'의 장점을 활용한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했다. QKD는 하드웨어 기반 기술로 원칙적으로는 해킹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안 강도가 높다. 하지만 사업자는 물리적 키 분배 장치를 구간마다 설치하고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비싸다. PQC는 수학적 난제를 활용해 양자컴퓨터가 풀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하는 암호화 방식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구현이 가능해 비용이 저렴하고 확장성이 뛰어나다.
SKT는 이 두 가지 기술을 통합해 통신 전 구간에 양자보안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가 대규모로 저장되는 데이터센터(IDC)와 백업 IDC 사이 혹은 공공, 국방, 금융 등 중요하고 민감한 데이터가 저장된 IDC에는 QKD을 적용하고, 이를 무선 통신으로 밖으로 내보낼 때는 PQC를 적용하는 식이다.
"표준화 주도해 양자보안 시장 초기 선점 기대"
양자보안통신은 아직 시장 초기 단계다. 하지만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간한 '2022 양자정보기술백서'에 따르면 양자암호통신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이후 연평균 39.8% 성장해 2030년에는 24조5,793억 원 규모로 빠르게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SKT가 개발한 이 기술은 전 세계 주요 통신 장비사들이 소속된 ITU-T의 검증 절차를 거쳐 대략 3년 이후 표준화가 될 예정이다. SKT는 이를 통해 양자보안통신 분야의 초기 룰을 정하고 시장을 선점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SKT는 양자보안 및 차세대 보안 기술에 대한 표준을 수립하는 ITU-T 내 실무 작업반의 의장을 맡고 있다.
하민용 SKT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SKT는 국가대표 양자 기업으로서 양자 암호 통신 관련 연구와 사업을 통해 글로벌 양자 암호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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