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음악회 장소 서울과기대로 변경
육군사관학교를 품은 서울 노원구가 올해 처음 시작하려던 '육사 우호의 날'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최근 홍범도 장군 등 독립군 흉상 이전 논란을 빚고 있는 육사 측과 우호 행사를 치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원구는 29일 "다음 달 9일 예정됐던 ‘노원구·육사 우호의 날'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경춘선숲길 가을음악회' 장소는 인근 서울과학기술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취소 이유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이번 행사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부득이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5회째를 맞는 경춘선숲길 가을음악회는 매년 9월 화랑대 철도공원에서 열리는 지역 대표 야외 음악회다. 올해는 처음으로 맞는 '노원구·육사 우호의 날'을 기념해 육사 잔디마당에서 주민 1만 명을 초대해 열 계획이었다. 음악회 당일 캠퍼스 전면 개방, 거리예술제, 드론쇼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었다. 1946년 육사 개교 이래 일반인이 군사기밀시설을 제외한 모든 곳을 관람할 수 있는 첫 전면 개방이라는 점에서 시민들 관심도 높았다.
구민들의 기대가 컸던 행사였지만, 노원구는 최근 불거진 흉상 이전 논란으로 인해 행사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노원구는 입장문을 통해 "홍범도 장군 등 독립군의 공산당 가입은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국외 독립운동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면이 있었음을 여러 사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이라는 것은 정부와 국방부 모두 공식 인정하고 있음에도, 갑작스러운 독립군 흉상 이전 소식은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노원구민에게 육사는 자부심이자 선망의 대상이었고, 육군장교 양성의 요람이 우리 구에 있다는 것은 큰 힘이었다"며 "지금이라도 흉상 이전 계획을 철회하고 보존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 육사가 계속 노원구의 자랑으로 남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서울과기대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1만 명 규모 그대로 진행되며, 드론쇼를 제외한 거리예술제, 푸드존 운영 등 프로그램들은 정상 진행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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