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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에 하나은행 불렀다" 호반 회장 진술… 곽상도 무죄 뒤집을 지렛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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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컨소시엄에 하나은행 불렀다" 호반 회장 진술… 곽상도 무죄 뒤집을 지렛대?

입력
2023.08.31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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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내부 작성·보고 문건도 확보
"그랜드컨소시엄에 하나은행 끌어와야"
곽상도 소환조사 뒤 공소장 변경 방침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월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월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대장동 50억 클럽' 사건에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찰이 최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으로부터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호반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끌어오려 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컨소시엄 존재 자체가 없다"고 부인했던 기존 진술을 뒤집은 것인데,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 실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사실이 이 진술을 통해 사실상 입증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김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며 "2015년 3월 김정태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직접 만나 호반의 그랜드컨소시엄에 하나은행을 데려오려고 시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곽 전 의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1심 재판에서 "하나은행 측과의 컨소시엄 논의는 없었다"는 진술서를 제출한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수사팀은 '하나은행을 데려와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산업은행의 컨소시엄 쟁점 분석 자료도 새롭게 확보했다. 작성 시기는 2015년 3월 초로, 검찰은 호반그룹이 산업은행을 내세워 만들려던 '그랜드 컨소시엄'의 존재가 이 문건으로 뒷받침된다고 자신한 바 있다.

검찰은 2015년 대장동 일당의 '성남의뜰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호반건설이 하나은행을 회유해 성남의뜰에서 이탈시키려고 하자, 곽 전 의원이 김정태 전 회장에게 얘기해 막아줬다고 보고 있다. 대장동 일당이 사업 수익을 내자,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에 입사한 아들 병채씨를 통해 퇴직금과 성과급 등 명목으로 50억 원(세후 25억 원)을 챙겼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곽 전 의원은 올해 2월 1심에서 뇌물 및 알선수재 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①하나은행이 성남의뜰을 이탈해 산업은행 그랜드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될 위기 상황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②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이탈을 막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무죄 선고 직후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병채씨를 뇌물 혐의 공범으로 입건해 보강 수사를 이어왔다. 특히 4월부터 호반건설·부국증권·산업은행을 각각 압수수색하며 컨소시엄 관련 문건 확보에 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수사를 통해 호반건설 회장의 진술을 이끌어 낸 것인데, 검찰은 이 진술이 1심 법원 무죄 판단 근거(①번)를 바꿀 중요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이 성남의뜰을 이탈하면 컨소시엄이 실패할 위기에 몰리기에, 대장동 일당이 곽 전 의원에게 하나은행 회유 역할을 맡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또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씨를 대질 조사하며 곽 전 의원에게 대장동 사업을 설명한 시점과 경위를 소상히 파악했다. 이들이 2015년 2월 중순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갓 물러난 곽 전 의원을 만났고, 그에게 사업을 설명해 대장동 사업 내용을 알렸다고 보고 있다. 컨소시엄이 구성된 2015년 3월 하순은 곽 전 의원이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한 시기로, 검찰은 그가 지위를 이용해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을 조만간 불러 조사한 뒤 법원에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방침이다. 곽 전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김정태 회장을 만나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고, 혐의 관련 증거도 전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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