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관광협의회 "이미지 훼손 우려"
논란 속 영화 제작사 31일 시사회 계획
"표현의 자유" vs "선의의 피해자 안돼"
공포영화 '치악산' 개봉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강원 원주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다. 다음달 13일 개봉을 앞두고 표현의 자유가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과 창작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선 안 된다는 우려가 첨예하게 맞선다.
원주시 관광협의회는 30일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주시와 치악산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영화 개봉과 상영을 즉시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영화를 개봉하려면 제목을 변경하라"고 요구한 협의회는 "최근 개봉소식과 끔찍한 포스터를 보고 원주관광 활성화를 위해 힘써온 관광업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목과 일부 대사 수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원주시가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밝힌 데 이어, 사찰 스님과 농업인, 관광업계까지 영화 개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제작사는 31일 치악산 시사회에 이어 다음달 13일 개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개봉까지 2주가량 남은 물리적인 시점 등을 고려해 제작사 스스로 일정에 변화를 주기를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 영화는 1980년 치악산에서 토막이 난 시신가 잇따라 발견됐다는 괴담을 소재로 한 호러물이다.
원주시는 개봉을 강행한다면 상영금지가처분신청 등 법적 조치로 맞선다는 입장이다. "이미지 훼손 등 유무형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검토 중"이란 게 시 관계자의 얘기다. 원주시는 "회의 석상에서는 제안을 수용할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뒤돌아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태를 보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제작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논란이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확대됐다. 제작사 측은 "영화 엔딩 크레딧에 ‘인물과 지명, 사건 등은 모두 허구로 창작된 것’이란 문구를 넣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원주시 농업인단체 연합회는 "치악산이라는 지명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거라면, 농민이 일궈놓은 농산물 브랜드가 피해를 보는 건 왜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는지 모르겠다"고 맞서며 갈등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