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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 앞둔 이재명 무기한 단식... 명분 충분한가

입력
2023.09.01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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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는 게 명분이다. 검찰의 체포동의안 처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온 정치적 승부수인 점에서, 그 배경을 놓고 의구심부터 드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이 언제까지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휘둘릴지 우려도 커진다.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단식 투쟁은 일단 시기부터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이 대표는 검찰과 다섯 번째 출석 일정을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이틀 전 소환을 거부한 이 대표는 11일 이후 출석 입장을 밝혔지만, 검찰은 다시 4일 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무기한 단식으로 이 대표 건강이 악화된다면, 검찰은 소환 조사나 구속영장 청구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검찰 수사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대표는 단식으로 공을 검찰에 넘긴 동시에 불체포특권 포기를 둘러싼 당내 갈등까지 수면 아래로 가라앉힐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당 전체와 연결시킨다는 점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비롯해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한 민주당이다. 당대표 사법리스크에 계속 발목이 잡히면 제1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당장 오늘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이 얼마나 당력을 집중해 민생을 챙기고 윤 정부를 견제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 대표 단식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경기 성남시장이던 2016년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반발해 단식을 하면서 남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해서 하는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은 저항이 아닌 땡깡이나 협박”이라는 글이 회자되고 있다. 단식의 진실성을 의심받는 상황이라면 이 대표는 투쟁 명분이 희석되지 않도록 체포동의안 가결, 불체포특권의 포기를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 이 대표 주장처럼 검찰 수사가 무리한 정치탄압이라면 법원이 판단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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