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31일 교내 홍범도 흉상 이전 결정
與 "국방부와 육사 결정 존중해야" 지지
野 "홍 장군에 또 한 번 강제이주" 비판
31일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결정을 두고 여야가 완전히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흉상 이전을 '역사 쿠데타'로 규정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여해 "흉상 위치, 상징성을 볼 때 다섯 분 모두를 이전하는 것은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광복군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홍범도 장군은 소련에 강제 이주당한 쓰린 고통을 안고 있는데, 2023년 자신이 오직 조국 독립만을 외친 그 대한민국에서 강제 이주당하게 돼 정말 참담하다"고 개탄했다.
강선우 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독립영웅을 이렇게 모욕하고 부관참시한 정권은 없었다"며 "육군의 미래를 이끌 동량들에게 독립혼을 일깨우던 독립투사들의 흉상을 이렇게 밀어내겠다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오늘 흉상 철거 결정으로 윤석열 정권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반국가세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육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 국방부와 육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도 "홍범도 장군 문제는 '왜 이전하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왜 문재인 정권 때 대한민국 육군 간성을 키우는 육사에 설치했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홍 장군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일반 대중의 출입이 자유로운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병주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은 오는 1일 흉상 문제와 관련해 서울 노원구 육사를 직접 방문한다. 이들은 육사를 찾아 학교장을 면담한 뒤 현재 흉상이 설치된 장소인 충무관부터 벤플리트상 앞까지 걸어서 이동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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