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경비원 "술 취한 주민 30분간 폭언·폭행"
경기 양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입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주민들은 피해 경비원 치료비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24일 양주경찰서와 피해자인 60대 경비원 A씨 등에 따르면, 50대 남성 B씨는 지난달 26일 밤 10시 30분쯤 아파트 공동현관문 키패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경비초소를 찾아 A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B씨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마스터키를 들고 B씨와 함께 이동하던 중 갑자기 폭행을 당했다. B씨가 "집으로 가는 방향이 틀리다"며 욕설하고 멱살을 잡아 흔들면서 주먹으로 가슴 등을 때렸다는 것이 A씨 주장이다. 폭행당한 A씨는 현관문을 열어준 뒤에야 자리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입원 중인 A씨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동하다 30분가량 B씨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고, 문을 열어 주려 자전거를 끌고 다시 B씨 집으로 가는데 재차 자전거를 밀쳐 넘어뜨린 뒤 발로 차거나 밟아 팔을 심하게 다쳤다"며 “지금도 몸이 떨릴 정도로 공포스러웠다”고 울먹였다.
폭행 당시 다른 입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조만간 피해자 조사를 진행해 피해 정도를 파악한 뒤 B씨에게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폭행 피해가 확인되면 폭행죄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자들은 “부끄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안타까워하면서 문제 해결에 나섰다.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워 병원비 마련이 쉽지 않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뒤, 이들이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경비원 폭행 피해 자발적 모금안내’라는 글을 올리고 치료비 마련에 나선 것이다. 입주민들은 글에서 “폭행당한 A씨는 뇌진탕, 외상 후 장애 등의 증상으로 전치 4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 중인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A씨에게 따뜻한 마음을 모아달라”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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