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소재 번식장서 동물 학대 정황
"냉동고에서 신문지 감싼 사체 발견돼"
개 1,410마리 구조해 보호시설로 이송
경기 화성시의 한 반려견 번식장에서 임신한 어미 개의 배를 갈라 새끼만 꺼내는 등 동물 학대 행위가 벌어진 정황이 드러났다. 동물구조단체는 번식장에서 개 1,400여 마리를 구조해 경기 소재 보호시설로 이송했다.
사단법인 동물구조단체 '위액트'는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화성시 팔탄면의 한 번식장에서 동물 학대와 불법 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죽은 어미의 배를 문구용 커터칼로 갈라 새끼를 꺼내는가 하면 죽은 개들의 사체를 뒷산에 묻으려 했던 정황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국가 허가를 받은 '최고 시설'이라는 이곳엔 죽음의 울음소리만 들려왔다"고 했다.
위액트는 "(개들의) 상태는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머리 형체조차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개들도 있었다"면서 "냉동실에는 신문지로 대충 감싼 사체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단체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는 비좁은 뜬장에 갇힌 개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개들은 털이 다 빠진 채 피부가 곪아 있는 등 건강이 악화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현장에선 제보 내용처럼 개복됐다가 봉합한 흔적이 있는 어미 개 사체도 발견됐다고 한다.
위액트는 "그간 수많은 구조를 진행했지만 이보다 더한 지옥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실태를 고발했다. 그러면서 "현장에는 불법 증거들이 넘쳐났는데 산모견들은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새끼를 뽑아내고 있다"면서 "출산 후 한 달이 되면 번식업자들은 강아지들을 어김없이 경매장으로 내몰았다"고 강조했다. 동물단체들은 해당 번식장을 동물보호법, 수의사법, 폐기물법 등 위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위액트에 따르면 번식장에 있던 약 1,410마리의 개가 구조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할 지자체인 경기도는 위액트의 협조 요청을 받은 직후 특별사법경찰단을 현장에 출동시켜 번식장 소유주로부터 개 소유권 포기 의사를 받아내는 데 힘을 보탰다. 구조된 개들은 반려공간 복합문화공간인 여주시 반려마루와 화성시 도우미견나눔센터 등에 분산해 보호할 예정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해당 번식장은 지자체 신고를 거친 시설이지만 학대 행위 등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2일 페이스북에 "구조된 개들을 반려마루에서 잘 돌봐주고, 좋은 주인에게 입양시키는 게 목표"라며 "이제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입양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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