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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오염수를 처리수로 창씨개명하나"... 단식 중에도 투쟁 강도 높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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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오염수를 처리수로 창씨개명하나"... 단식 중에도 투쟁 강도 높이는 이유

입력
2023.09.03 19: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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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개국에 친서 보내 "방류 반대 동조" 요청
무기한 단식 속에서도 활발한 대여투쟁 행보
당내 결속, 체포안 표결 염두에 둔 '다층 포석'
비명계 "비판할 때 아니다"지만 불만 적잖아

무기한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런던협약·의정서 88개 당사국에 친서 발송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무기한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런던협약·의정서 88개 당사국에 친서 발송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외투쟁과 기자회견을 통해 대정부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국내 여론전을 넘어 전 세계 86개국을 상대로 '방류 반대 요청' 친서도 전달할 예정이다. 무기한 단식 중임에도 이전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당 안팎에서 국회에 체포동의안 요청을 염두에 둔 당내 결속용 다중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단식 나흘 차인 3일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친서 발송 기자회견'을 주재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이제는 오염수를 오염수로 부르지 못하도록 처리수라는 이름으로 창씨개명하겠다는 해괴한 언사까지 하고 있다"며 "지록위마를 한다고 해서 오염수에 들어 있는 오염물질, 방사능물질이 없어지기라도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는 모든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한 런던협약에 정면 위배된다"며 "런던협약 86개 당사국 국가원수와 정부 수반에 친서를 발송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이 문제를 중점 논의해 바른 결론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런던협약·런던 의정서는 해양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조약으로, 다음 달 2일 당사국총회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 용인 윤석열 정권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 용인 윤석열 정권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단식 중에도 주말 장외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90여 개 시민단체와 함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 정부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고 "우리가 꿈꾸는 나라, 비록 이루지는 못했을지라도 이 나라가 과거로 퇴행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식을 선언한 지난달 31일부터는 국회에서 1박 2일 철야농성·촛불집회 등을 이어가고 있고, 단식 장소인 천막에서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수시로 여론전을 펴고 있다.

이 대표의 적극적인 대여 투쟁으로 당내 결속이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이 대표에게 격려 전화를 걸었고,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당 원로들도 단식 현장을 찾아 지지를 표했다. 당내에선 친이재명계 지도부인 정청래·박찬대·서은숙 최고위원 등이 릴레이 동조 단식에 참여한다.

당장 혁신안과 체포동의안 표결 전략을 두고 격돌할 듯했던 비이재명계 의원들도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다. 단식 사흘 차에 접어든 이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화살을 겨누는 것이 자칫 역풍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의 단식이 대정부 투쟁뿐 아니라 정기국회 기간 중 청구될 것으로 관측되는 체포동의안 표결과 이에 따른 '방탄 국회'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불만이 적지 않다. 한 비명계 의원은 "지금은 비판할 시점이 아니다"라면서도 "이 대표가 진작에 국회를 방탄으로 몰고 가지 않았더라면 '방탄 단식'이라는 의심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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