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생성형 인공지능'은 우리 일상과 비즈니스, 교육,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문장이나 이미지를 생성하고,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제공하는 능력을 가진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겼던 창의적 활동에서 인간의 역량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며, 그중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다면 자녀교육의 내용적 측면에서 '디지털 역량', 방법적 측면에서 '자기 주도성'을 키워주는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역량 중에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와 디지털 시민의식(digital citizenship)이 가장 강조되고 있다. 우선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는 것만큼, 자녀가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디지털 도구의 활용에 과의존하지 않도록 균형 있는 활용을 관리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제한, 적절한 콘텐츠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필터링 기능 활용 등을 통해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올바른 디지털 활용 및 디지털 시민의식과 관련하여 '안전', '공존', '책임'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안전은 자신과 타인의 정보를 지키고, 디지털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디지털 공존은 디지털 세상에서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고 함께하는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디지털 책임은 올바른 정보를 찾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디지털 세상에 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대전환과 함께 산업과 학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융합사회를 의미하는 '빅블러(big blur) 시대'를 맞이하여 학습자의 자기 주도성이 강조되고 있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발전되고 융합적 창의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정답을 암기하여 문제를 맞히는 방식의 학습은 한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은 타고나는 것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습관이다. 자기 주도성은 본인의 중장기적 목표와 단기 목표에 따라 계획을 관리하는 메타인지 역량과 유사한 의미이다. 자녀의 흥미와 수준에 맞게 학습 목표를 함께 설정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계획을 실행해 보고 결과를 평가하고 새로운 목표의 수립으로 이르는 과정의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내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디지털 역량과 자기 주도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지식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경험을 통한 학습과 내면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답을 정확하게 암기하고 빠르게 계산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한 반복적 문제풀이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산업화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창의적인 질문이 더욱 중요하게 평가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자녀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나갈 미래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20세기에 태어난 부모들이 부모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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