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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세 감독… “영화와 다른 이야기 전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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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세 감독… “영화와 다른 이야기 전달하고 싶었다”

입력
2023.09.05 17:28
수정
2023.09.05 17: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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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연상호, 정다희 감독 설치미술 선봬
5~6일 인사동 코트에서 '프라다 모드 서울'전

이숙경(왼쪽부터) 큐레이터와 김지운 감독, 연상호 감독, 정다희 감독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코트에서 '프라다 모드 서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숙경(왼쪽부터) 큐레이터와 김지운 감독, 연상호 감독, 정다희 감독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코트에서 '프라다 모드 서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브제를 배치하고 배열해 (제가 의도한) 이야기를 (사람들이) 읽게 하는 작업이 영화와는 달라 흥미로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김지운 감독)

유명 영화감독들이 설치미술 작업에 나서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가 후원하고 김지운ㆍ연상호ㆍ정다희 감독이 참여한 ‘프라다 모드 서울: 다중과 평행’은 이런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전시다. 5~6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코트에서 열린다. ‘프라다 모드’는 2018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시작해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비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기획전시다. ‘프라다 모드 서울’은 10번째 행사다.

김 감독은 ‘밀정’(2016)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등 여러 흥행작을 만들었고, 연 감독은 1,000만 영화 ‘부산행’(2016)과 인기 드라마 ‘지옥’(2021) 등으로 유명하다. 정 감독은 ‘의자 위의 남자’(2014)로 안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국내 최초 크리스털 그랑프리를 수상한 국내 대표 애니메이션 감독 중 하나다. 세 감독은 5일 오전 국내외 기자들을 인사동 코트에서 만나 자신들의 작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지운 감독의 설치미술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평상을 오브제로 서울에서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운 감독의 설치미술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평상을 오브제로 서울에서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감독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평상들 위에 죽부인과 낡은 TV, 만화책 등을 올려놓았다. 김 감독은 “이숙경 큐레이터가 서울에 대한 내용을 담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서울 토박이로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며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했던 평상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지옥’이라는 이름으로 고시원 같은 공간을 꾸몄다. 방 한쪽에 알 수 없는 다른 공간으로 통하는 듯한 하얀 장식을 해 기괴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연 감독은 “고시원은 아주 일상적이면서도 세상과 고립된 공간”이라며 “고시원에서 완벽한 비일상성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연속 동작들로 이어질 수 있는 그림들을 걸어두고 한쪽 벽에는 비디오테이프로 가득 채웠다. 공간 한복판에는 큰 스크린을 세우고 영상을 투영했다. 정 감독은 “영화를 공간에서 어떻게 체험할 수 있을까를 집중적으로 생각했다”며 “전시는 영화와 달리 관람객이 시간과 시점을 자유롭게 정하는데 그 유기적인 관계가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에는 세 감독이 고른 영화 3편이 상영된다. 김 감독은 이만희(1931~1975) 감독의 ‘마의 계단’(1964), 연 감독은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1997), 정 감독은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2023)를 각각 골랐다. 김 감독은 “이만희 감독은 저처럼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던 분”이라며 “천재 감독의 고품격 스릴러를 현대로 소환해 의미를 돌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영화라는 꿈을 키우게 된 시작이었다”는 점에서, 정 감독은 “영화가 어떻게 현실을 반영하고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영화들을 선정했다고 각기 밝혔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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