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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달러 돌파한 유가, 추석 물가 잡고 최악 상황 대비하길

입력
2023.09.07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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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8월 다섯째 주 휘발유 리터당 평균 가격은 전주 대비 4.2원 오른 1744.9원으로 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 휘발유 주간 평균 가격은 2주째 1,800원을 넘었다. 뉴시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8월 다섯째 주 휘발유 리터당 평균 가격은 전주 대비 4.2원 오른 1744.9원으로 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 휘발유 주간 평균 가격은 2주째 1,800원을 넘었다. 뉴시스

국제 유가가 심상찮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원유인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90달러대에 진입했다. 3개월 전 70달러 수준에서 20%나 올라 연중 최고치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2위 수출국인 러시아가 감산 조치를 연장키로 한 영향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화폐 가치가 떨어져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 우려는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긴축과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증시가 하락 마감하고 환율이 요동친 이유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물가가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8월 소비자물가가 폭염과 폭우에 전년동기대비 3.4%나 올랐는데 추석까지 다가오고 있다. 과일 가격은 이미 폭등세다. 사과(홍로) 도매가격은 10㎏에 8만 원도 훌쩍 넘어 1년 전보다 60% 가까이 올랐다.

더 큰 문제는 11개월째 감소세인 수출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데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연장키로 한 이유가 중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과 수요 감소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품 붕괴와 건설업체 연쇄 부도 위기에 중국 정부는 유동성을 공급하며 내수 진작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미미하고 추가 부양책을 펼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여전히 대중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우리나라 경제가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의 ‘3고1저’가 고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물가 안정과 수출 회복을 전제로 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은 더 커졌다. ‘상저하고’ 전망만 고집할 게 아니라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하고 발 빠른 대응책을 강구하는 게 순리다. 그래야 경제 사령탑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하거나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 아니냔 비판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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