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이 극한의 대치정국을 키우면서 양쪽 모두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이 늘고 있다. 여도 싫고 야도 싫은 정치혐오에 무당층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총선을 7개월여 앞둔 여야가 각각의 지지층만 바라보며 폭주하는 모습에 민심이 반발하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 1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정당지지도를 보면, 민주당은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27%였다. 윤석열 정부 들어 최저 수준이다. 반면 무당층 비율은 윤 정부 출범 후 최고치인 32%를 또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에서 빠진 지지율을 흡수하지 못한 채 이전과 같은 34%에 머물렀다. 무당층이 제1당을 앞섰고, 여당과 대등한 별도의 의견그룹을 형성한 상황이다. 지난 4일 리얼미터가 공개한 대통령 지지율도 35.4%로 2.2%포인트 하락했다. 결국 윤 정부가 국방부·국가보훈부·육군사관학교 등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이념전쟁’이나 그 부작용에 대안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국민의힘, 검찰의 소환통보를 무력화하는 이재명 대표의 ‘방탄’ 단식투쟁 모두에 공감하지 않는 국민이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이런 정치권에 여론이 등을 돌리는 건 당연하다. 민주당이 공익보다 당대표의 사익에 몰두하고, 국회 다수당 대표가 공권력 행사를 거부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과 집권당은 집권 1년 4개월을 맞고도 국민통합적 국가운영보다 ‘반공투쟁’을 통한 지지층 복원에 매달리고 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도 그 연장선에서 지지층을 겨냥하고 있다.
정치혐오는 민주주의 위기다. 20대는 50%가 무당층(한국갤럽)이다. 이들은 적극적 중도층으로 바뀔 수 있다. 중도성향 유권자가 늘어나 갈등과 대립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우리 유권자는 총선을 방관하지 않아 온 사실을 여야는 명심하기 바란다. 국민 무서운 줄 하루라도 빨리 아는 쪽이 심판의 회초리를 피할 수 있다. 구태와 무책임, 극단의 정치가 계속돼선 국민과 국가의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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