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봉투 속 5만 원권 다발·손 편지
"코로나로 어려운 가정에 도움 되길"
경기 수원시에서 한 중년 여성이 동 행정복지센터에 현금 5,000만 원을 익명으로 기부한 사연이 알려졌다.
7일 수원시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30분쯤 영통구 광교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중년 여성 A씨가 복지행정팀 민원대 위에 종이봉투를 놓고 떠났다. 잠시 후 봉투를 열어 본 직원은 깜짝 놀랐다. 봉투 안에는 고무줄로 꽁꽁 싸맨 5만 원권 1,000장과 손 편지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직원이 뒤늦게 A씨를 찾아 나섰지만, 그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A씨는 편지에서 "생활비를 아껴 여러 해 동안 적금을 들어 5,000만 원을 만들었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여러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며 광교에 살고 있다"고만 전했다.
센터 측은 A씨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건물 내 폐쇄회로(CC)TV까지 확인했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기부자는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까지 낀 채 기부금만 놓고 홀연히 사라졌다. 직접 도보로 찾아왔다가 되돌아가 차량 번호 등을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정숙미 광교2동 행정민원팀장은 "간식을 두고 가는 주민들이 종종 있어 이번에도 그런 줄 알았는데 큰돈이 들어 있었다"면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기부하는 분들은 있는데 익명으로 놓고 간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복지센터에 5,000만 원을 두고 가신 시민을 찾는다"면서 "기부자 뜻에 따라 기부금을 좋은 곳에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기부금을 수원시 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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