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나이 들어 고음을 제대로 들을 수 없다면…

입력
2023.09.09 05:20
0 0

[건강이 최고] 노인성 난청, 인지 저하·치매로 이어질 수도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귀는 우리 신체에서 중요한 기관이다. 만약 소리를 듣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소통이 어려워진다. 특히 노인 난청은 환경으로부터의 정보인 시각과 청각 중 청각의 이상에 따른 뇌 기능의 저하로 인지 저하와 치매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난청 환자는 74만2,242명이다. 2017년의 54만8,913명 대비 35.2% 증가했다. 이 중 2021년의 경우 60~70대 난청 환자 증가는 남녀 모두 7만 명을 훌쩍 넘어서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환자 증가가 두드러진다.

◇고음 듣기 힘들어진 중년, 노인성 난청 의심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노화 현상이 노인성 난청이다. 귀에 있어서 노화 현상은 외이·중이 및 내이에 걸쳐 전부 발생하지만, 보통 노인성 난청은 이중 그 영향이 가장 큰 내이에 닥치는 노화 현상을 의미한다.

중년 이후의 나이에 아무런 이유 없이 양측 귀가 서서히 안 들리기 시작하면 일단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고음부터 들리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점차 대화할 때도 불편을 느낄 정도로 심해진다. 그 후로도 점진적으로 더욱 청력 장애가 심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젊었을 때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적이 있거나 △영양이 부족하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발병 가능성이 높고 진행이 빠를 수 있다.

◇대화 정확히 알아듣기 어려워, 치매로 이어질 수도

노인성 난청 환자는 주로 고음 청력 손실이 심해 말을 분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어 들리기는 하나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또한 어린이나 젊은 여성처럼 목소리가 가늘고 높은 사람의 말소리를 알아듣기가 어렵다.

낮은 목소리라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하는 일도 있다. 달팽이관 안의 신경세포의 수가 감소하면서 귀에서 전달되는 소리를 정확히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화로 인해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도 지연되는 것도 이유가 된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에는 난청이 인지 능력 저하와 치매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난청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인지 능력이 계속 떨어지기에 빨리 진단받고 청각 재활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보청기 착용하면 청각 재활에 도움

조금씩 귀가 안 들리는 상태라면 먼저 청력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노인성 난청을 진단하려면 ‘순음(단일 주파수를 가진 음) 청력 검사(주파수대별로 어떤 크기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지 측정하는 검사)’와 ‘어음(語音·단어 인지도) 검사’ 등 간단한 검사로 쉽게 진단된다.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을 받았으면 이를 회복하기 위한 청각 재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노인성 난청의 경우 다시 회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보청기를 사용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보청기를 맞추고도 여러 이유에서 이를 회피하는 환자가 많다.

변재용 교수는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신경 조직을 다시 정상 상태로 복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너무 시끄러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고 난청 정도와 유형을 정확히 측정해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고 했다.

◇보청기 착용은 직업·생활 방식 등에 맞춰 결정

병원에 오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이 “내가 보청기를 착용할 정도인가요?”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50dB 정도의 중등도 난청을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개개인마다 생활 방식에 따라 보청기 착용 여부 판단이 달라진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경우, 난청이 심해도 필요성을 덜 느낄 것이고 회사나 사회생활이 중요한 경우라면 보청기 착용 필요성이 클 것이다. 노화성 난청은 기다린다고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청력 저하를 방치한 기간이 길수록 보청기를 통한 청각 재활은 어려워진다.

◇난청 기간이 짧을수록 보청기 적응 빨라

우리 신경은 주위 환경 소음 속에서 듣고자 하는 소리를 집중해서 듣게 한다. 그러나 난청이 있다면 외부의 환경 소음 등의 작은 소리를 못 듣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를 방치하면 주변이 시끄러운 환경에서 작은 소리 청취가 어렵게 된다.

이후 보청기를 착용해 한꺼번에 여러 소리를 많이 듣게 되면 오히려 시끄럽고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듣고자 하는 소리보다 다른 소리가 더 많이 들려 시끄럽다고 느껴지는 상황이 된다. 이것이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 가장 많이 포기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다.

따라서 난청의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보청기에 적응을 잘하게 된다 그러므로 생활이 불편한 난청이라면 빨리 보청기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보청기는 주변 환경의 소음을 귀로 전달해 이명(耳鳴)을 줄이고 듣는 능력을 높인다. 소리를 잘 듣게 되고 주변 사람과 소통이 좋아지면 이는 자신감 향상과 불안감 감소로 이어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