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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억 빼돌린 은행 부장, 부인 시켜 김치통에 4억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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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억 빼돌린 은행 부장, 부인 시켜 김치통에 4억 감췄다

입력
2023.09.08 14:00
수정
2023.09.0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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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구속기소
부동산 PF 대출금, 은행 측 500억대 피해
골드바, 현금 45억 등 도피자금 철저 마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1,300여억 원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의 공범인 증권사 직원 황모(가운데)씨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1,300여억 원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의 공범인 증권사 직원 황모(가운데)씨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약 7년간 1,300억 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자금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간부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임세진)는 8일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51)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6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부동산 PF 사업 시행사 3곳의 대출원리금 상환 자금을 보관하던 중 시행사 명의 출금전표를 11차례 위조하는 수법으로 699억 원을 가족 또는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송금했다.

또 2019년 7월부터 5년간 부동산 PF 사업 시행사 2곳이 추가 대출을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시행사나 대리은행이 ‘추가 대출금 요청서’를 작성한 것처럼 꾸미는 등 출금전표를 위조해 688억 원을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1,300여억 원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로부터 압수한 금품. 서울중앙지검 제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1,300여억 원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로부터 압수한 금품. 서울중앙지검 제공

그는 지난해 7~8월 빼돌린 돈을 상품권 거래업자 등을 통해 세탁해 도주 자금을 마련했다. 이렇게 세탁된 자금은 1㎏짜리 골드바 101개, 현금 45억 원, 5만 달러, 상품권 4,100만 원 등 총 147억 원어치나 됐다. 이씨는 이 자금을 차명으로 빌려 은신처로 쓰던 오피스텔 3곳에 나눠 보관했고, 그의 아내도 현금 등 4억 원을 김치보관통 등에 감춰 뒀다가 적발됐다.

이씨는 나중에 빼돌린 회삿돈을 앞서 빼돌린 자금을 갚는 데 쓰는 소위 ‘돌려 막기’로 범행을 감춰 은행 측의 실제 피해 규모는 500억 원대로 추정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1,300여억 원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로부터 압수한 금품. 서울중앙지검 제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1,300여억 원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씨로부터 압수한 금품. 서울중앙지검 제공

검찰은 지난달 1일 잠적한 이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전담반을 꾸린 뒤 통신 및 카드사용 내역,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달 21일 은신처 중 한 곳인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에서 붙잡혔다. 검찰은 이씨와 아내, 페이퍼컴퍼니 등이 보유한 22억 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50억 원 횡령 혐의로 이씨를 우선 기소했다. 2008년 7~8월 골프장 조성사업을 위해 저축은행 4곳에서 시행사에 대출하도록 하고, 경남은행에서 관리하던 50억 원을 주식투자 등 개인 용도로 쓴 혐의다. 대출금 횡령을 돕고 이씨가 쓰던 PC 1대를 지인에게 포맷하게 해 증거를 인멸한 공범 증권사 영업사원 황모씨는 지난달 31일 구속됐다. 검찰은 이씨의 추가 범행과 아내 등 공범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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