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연내 다시 봅시다"... 리창 "시 주석에게 전달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와 다시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에 같이 갑시다"라며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한껏 과시했고, 윤 대통령은 리 총리를 향해 "연내 다시 보자"며 시진핑 주석에게 안부를 전했다. 더할 나위 없이 가까워진 미국, 아직은 더 다가서야 하는 중국 사이에서 윤 대통령이 점차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 대화 중 바이든 "귀갓길에 저의 집에 같이 갑시다"

윤 대통령은 G20정상회의 기간 미국과 별도의 회담 일정을 잡지 않았다. 하지만 회의장 안팎에서 9일 하루에만 세 차례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한미일 협력을 주제로 짧지 않은 대화를 나눴다. G20 정상회의 직전 라운지에서 마주친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이 전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다양한 계기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캠프 데이비드 회의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특히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에서 세 정상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친밀하게 교류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보람이었다”고 화답했다.

몇 시간 뒤 국제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양자회담장을 지나던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다가와 “제 휴가지(캠프 데이비드)에서 함께 시간도 보냈는데, 귀갓길 저의 집으로 같이 갑시다”라고 농담을 건네자 윤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 정상은 “동시에 역사적 순간이기도 한 것”(바이든 대통령), "앞으로도 함께 더 많은 역사를 만들어 가자”(윤 대통령)며 각별한 우의를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뉴델리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인 라즈가트를 방문해 헌화에 앞서 대기실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뉴델리=서재훈 기자

한중 회담 가진 리창 총리와 다시 만나 "연내 다시 보자"

두 정상은 이날 저녁 갈라 만찬장에서도 바로 옆에 앉아 1시간 30분가량 쉼 없이 대화를 나눴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체계 공고화가 인태지역과 글로벌 사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우리 3국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협력으로 3국 일반 가정의 국민들 삶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리창 중국 총리와도 10일 다시 만났다. G20정상회의 마지막날인 이날 각국 정상들과 함께 간디 추모공원 헌화 행사를 진행하기 직전 리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인사를 했고, 윤 대통령은 “연내에 리 총리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시진핑 주석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윤 대통령 말씀을 시 주석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