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12일 출석 통보… 이재명 "다섯 번 여섯 번이든"
민주 "무자비 일방 통보… 수사가 아닌 정치 사냥"
이낙연, 단식장 방문 만류… 이재명 "폭주 막아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을 향해 "정치 사냥을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에게 12일 재차 소환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9일 진행된 5번째 조사가 이 대표 건강 문제로 8시간 만에 끝났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 본인은 "응하겠다"는 반면, 민주당은 "무자비한 일방 통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꼼수"라고 지적했다. 단식 열흘을 넘긴 이 대표의 몸 상태가 민주당과 검찰 간 신경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 12명은 10일 국회 본청 앞 이 대표 단식천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차 조사, 7차 조사, 설령 100차 조사를 벌인다고 한들 없는 죄가 생겨나지 않는다"며 검찰을 규탄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 추가 소환 방침에 "열흘 넘게 단식 중인 분의 건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자비한 일방적 통보"라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추가 소환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이미 혐의 입증에 실패한 것"이라며 "이건 수사가 아니라 정치 사냥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특히 "구체적 진술을 거부한 채 진술서로 갈음했다", "질문과 무관한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했다", "피의자가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렸다" 등 전날 검찰의 입장문에 대해 고강도 공세를 예고했다.
대책위는 "비열한 피의사실 유포를 서슴지 않은 것"이라며 "상대를 겁박해 진술을 만들어 내는 행태가 얼마나 일상화됐으면 아무런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하나"라고 지적했다. 신봉수 수원지검장 등 수원지검 지휘부 이름도 거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부당한 정치공세를 펼치는 정치 검찰의 신상도 밝히고 피의사실 공표 고발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다섯 번, 여섯 번이든 나간다"지만… 기력 상당히 쇠해
단식투쟁 11일 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 있다. 뉴시스
이 대표 측은 12일 소환에 응할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권 수석대변인은 "검찰과 추가로 협의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전날 조사를 마친 뒤 "날짜를 협의해 다섯 번째든 여섯 번째든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12일이면 단식 13일 차가 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아직 위급하다고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이제부터 상황을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혈당 쇼크가 오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단식 시작 이후 처음으로 천막 안에서 드러누웠다. 방문한 의원들에게 "어제는 고기 먹는 꿈까지 꿨다"며 농담도 했지만, 말과 행동이 부쩍 느려졌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찾아와 "건강이 나빠지고 계실 거고, 국민들도 이 상황을 착잡하게 보고 계실 것"이라며 "단식을 거두시고 건강을 챙기셨으면 한다"고 만류했다. 반면 이 대표는 "건강도 챙겨야겠지만 어쨌든 폭주를 조금이라도 막아야 될 것 같다"고 거부했다.
국민의힘은 '꼼수조사'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김기현 대표는 "당당히 조사받겠다더니 꼼수 조사로 마무리했다"며 "단군 이래 최대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의 몸통이라는 혐의 주인공이 민주투사로 둔갑하겠다는 것은 민주투사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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