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기능 심각히 저하… 의료진 입원 권고"
지지자들 동요, 연이틀 단식장 근처 흉기 난동
국회의장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
단식 16일 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혈당이 매우 떨어지는 등 건강이 위험한 상황인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단식장 주변에서는 연이틀 흉기 난동이 벌어지며 지지자들의 동요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천준호 의원은 이날 의료진 검진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전체적인 신체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됐다. 특히 공복 혈당 수치가 매우 낮아 건강이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의료진이) 이 대표의 입원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대표를 찾아온 함세웅 신부는 "상대방 정치인들은 이런 행위에 감동을 받지 못한다"며 "건강을 회복해 더 큰 일을 하시는 게 시대의 명령"이라고 했다.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도 "이 대표가 죽어도 윤 대통령은 눈 하나 깜짝 안 할 거 같다"면서 "살아서 우리 투쟁하자"고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여전히 완강하다. 천 의원은 "많은 분들이 단식 중단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 대표가) 단식을 지속하겠단 뜻을 매우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이날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언론탄압 중단 △해병 순직사고 수사외압 진상규명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반대 등 국정 쇄신을 촉구하는 비상행동에 돌입했다.
이 대표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지지자들의 동요도 감지된다. 특히 단식장 주변에서 지지자들의 흉기 난동이 잇따랐다. 김모(73)씨는 이날 이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본청 민주당 대표실 앞에서 커터칼을 들고 자해를 시도하다 국회 방호과 직원들에게 제압됐다. 김씨는 "나라가 망하고 있다"며 혈서를 쓰려 했다. 전날에는 50대 여성 A씨가 이 대표가 단식 농성을 벌였던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소리를 지르며 쪽가위를 휘둘러 경찰 2명이 크게 다쳤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입장문에서 "국회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국회는 당분간 경내 모든 집회를 불허하기로 했다. 또 의원들에게 단식 천막 철거를 요청하는 한편,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출입자에 대해 소지품 검사 등 검문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국방부 장관 교체는) 민주당의 해임 요구를 받아들여 사의 표명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경질로 본다"며 "그렇다고 해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덮을 순 없다.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특검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법 행위가 확인된 검사의 탄핵은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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