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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재선 가도, 동시다발 '삼중고'... ①아들 기소 ②탄핵 조사 ③고령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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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재선 가도, 동시다발 '삼중고'... ①아들 기소 ②탄핵 조사 ③고령 리스크

입력
2023.09.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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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헌터, 결국 총기 불법 소지 등 혐의 기소
이틀 전 하원의장은 "탄핵 조사 개시" 정조준
76세 롬니 "내년 불출마"... 고령 논란 재점화
"바이든·트럼프도 동반 퇴진을" 제안하기도

지난 6월 25일 미국 워싱턴 포트맥네어에 도착한 조 바이든(오른쪽) 미 대통령과 차남 헌터 바이든의 모습. AP 연합뉴스

지난 6월 25일 미국 워싱턴 포트맥네어에 도착한 조 바이든(오른쪽) 미 대통령과 차남 헌터 바이든의 모습.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위협할 ‘3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하원의 탄핵 조사 절차가 공식화한 데 이어, ‘고령 논란’이 재점화하더니 급기야 차남이 불법 총기 문제로 결국 기소되기까지 했다. 모두 한 주 동안 벌어진 일들이다. 새롭게 불거진 이슈들은 아니라 해도, 하나같이 돌파가 쉽지만은 않은 ‘잠재적 폭탄’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한꺼번에 ‘삼중고’가 현실화하는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

"현직 대통령 자녀 기소, 미 역사상 처음"

미국 법무부가 특별검사로 지명한 데이비드 웨이스 델라웨어주(州) 연방검사장은 1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53)을 허위진술 및 불법 총기 구매 소지 혐의로 기소했다. 델라웨어주에선 마약 중독자의 총기 구매가 금지돼 있는데, 2018년 헌터가 자신의 마약 중독 사실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한 뒤 권총을 구매해 소지했다는 게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이다.

당초 이 사안은 기소를 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6월 연방검찰이 헌터 측과 탈세 혐의 인정을 대가로, 총기 관련 혐의는 기소를 유예하기로 하는 ‘감형 거래’(유죄 인정 협상) 합의에 거의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방 판사가 제동을 걸면서 판이 엎어졌다. CNN방송 등 미 언론들은 “현직 대통령 자녀가 기소된 건 미국 역사상 처음”이라며 내년 대선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헌터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될수록, 바이든 대통령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케빈 매카시(왼쪽 세 번째) 미국 하원의장이 14일 공화당 내부 회의 참석을 위해 워싱턴 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케빈 매카시(왼쪽 세 번째) 미국 하원의장이 14일 공화당 내부 회의 참석을 위해 워싱턴 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아들 비리’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틀 전인 12일,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헌터의 각종 비리와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며 하원 상임위원회에 “대통령 탄핵 조사를 개시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는 “지난 몇 달간 바이든 대통령의 부패 행위를 보여주는 신빙성 있는 혐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WP "두 방의 펀치, 바이든에 힘든 압박"

문제가 되는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2015년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의 연봉을 받았는데,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역할’을 했다는 게 첫 번째다. 또 현 바이든 행정부가 헌터에 대한 조사 및 기소를 지연시켰다는 ‘외압’ 의혹도 있다. 물론 탄핵 조사는 일종의 준비 과정에 불과한 데다, 현재 상하원 의석분포상 최종적으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차남 리스크’가 결국 바이든 대통령 본인의 ‘탄핵 리스크’로 이어졌다는 건 상당한 타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탄핵 조사 개시와 ‘아들 기소’라는 두 방의 ‘펀치’가 바이든에게 힘든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정치적·개인적 도전을 맞게 됐다”고 짚었다.

이에 더해 1942년 11월생인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13일 공화당 거물 정치인 밋 롬니(76) 상원의원이 자신의 고령을 이유로 내년 상원의원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바이든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에게도 ‘동반 퇴진’을 제안한 탓이다. 롬니 의원은 “이제는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를 위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밋 롬니(맨 오른쪽)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13일 내년 상원의원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워싱턴에 있는 자신의 의원실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밋 롬니(맨 오른쪽)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13일 내년 상원의원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워싱턴에 있는 자신의 의원실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트럼프, 바이든 나이 옹호?... "무능할 뿐" 저격

게다가 민주당에 우호적인 언론인마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 포기’를 권했다. WP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같은 날 칼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면 82세가 된다”며 “재선 도전에 나서지 않는 게 나라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썼다. 나이와 건강 문제가 결국 바이든 대통령, 나아가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고언’이었다.

총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해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호재를 만난 격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위기에 몰릴수록, 그는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77세’라는 고령은 부담이다. 이를 고려한 듯, 그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도 80대에 경이로운 일을 했다”며 “어떤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예리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령 문제를 덮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하는 척한 셈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전혀 나이가 많지 않다. 그는 심하게 무능한 것”이라며 ‘경쟁자 저격’을 잊지 않았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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