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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 보충제로 먹을까 생선으로 먹을까?

입력
2023.09.17 18: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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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오메가-3 보충제. 게티이미지뱅크

오메가-3 보충제. 게티이미지뱅크

진료실에서 오메가-3에 대해 물어보는 환자를 종종 만난다. 얼마 전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심장협회 등 6개 기관이 내놓은 ‘만성 관상동맥 질환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에서 오메가-3 보충제가 별다른 유익을 보인다는 근거가 없어 추천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이후에 질문이 늘었다.

오메가-3는 파이브레이트나 니코틴산 등과 함께 중성지방 치료제로 처방되기도 하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건강식품으로 복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30여 년 전 덴마크 연구팀은 추운 지방에 사는 이누이트(에스키모)족의 생활 습관에 주목했다. 이누이트 사람들은 채소나 과일은 거의 먹지 못하면서 지방질이 많은 연어나 물개, 고래 등을 주로 먹는데도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낮은 이유를 밝히는 연구를 시작했다.

덴마크 연구팀이 이 연구에 나섰던 데는 해양 국가이면서도 생선보다는 육류를 많이 먹던 식습관을 개선하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생선 기름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결론을 얻었다. 생선 기름의 주요 성분 중 하나가 오메가-3 지방산이다.

많은 기름은 온도가 높으면 액상을 유지하지만, 온도가 내려가면 굳어진다. 기름 성분을 함유한 동물의 혈액도 비슷한 모습을 띤다.

문제는 찬물 속에 사는 생선이나 물개다. 혈액이 쉽게 굳어버리면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찬 바다에 사는 많은 생선이나 포유류의 몸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오메가-3는 동물의 몸 안에서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아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다. 동물 몸 안의 오메가-3는 어디서 왔을까?

찬 바다에 사는 플랑크톤은 세포막을 보호하기 위해 오메가-3를 만든다. 플랑크톤을 새우 등이 섭취하고, 이를 먹이로 하는 생선을 거쳐 물개에게 전해진다. 오메가-3의 먹이사슬이다.

그래서 사람이 생선을 먹으면 오메가-3 덕분에 혈액도 굳어지지 않을 것이란 개념이 나왔고, 이를 바탕으로 오메가-3 보충제가 개발됐다.

생선을 먹기보다는 생선 기름만 추출해 사람이 먹으면 건강에 이로울 것이란 생각은 꽤 논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식품이 가진 건강 증진 효과와 그 식품에서 특정 성분만 따로 추출해 복용할 때의 효과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있다.

녹차의 카테킨이 항산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그래서 카테킨만 추출해 보충제로 만들어 먹어 보았지만 녹차를 마실 때와 같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토마토와 라이코펜, 레드 와인과 레스베라트롤, 오렌지와 비타민 C, 버섯과 비타민 D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오메가-3 보충제에 대한 것으로, 생선에 함유된 오메가-3에 대한 것은 아니다. 오메가-3 섭취가 고민된다면 생선이나 해조류를 넉넉하게 먹으면 된다.

특히 한국인이 즐겨 먹는 고등어·꽁치 등 찬 바다에 사는 생선에는 오메가-3가 더 풍부하다. 생선과 해조류 등 해산물을 주 2회 이상 먹으면 오메가-3 보충제를 먹지 않고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오메가-3 보충제가 관상동맥 질환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권고가 나왔다고 해서 건강에 이롭지 않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오메가-3가 건강에 좋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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