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402> 3세 추정 암컷 아슬이
올해 8월 폭염이 극심했을 당시 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에서 주변 상인들로부터 악취가 심하다는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건물주는 임차인과의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고, 결국 경찰과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요. 이들은 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악취가 가득한 가운데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이 지내고 있어서였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시민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듣고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얼마나 방치된 채 길러졌는지 고양이들의 털은 단단히 뭉쳐 있었고, 얼굴은 눈곱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사망한 지 꽤 지나 구더기가 끓고 있는 사체들도 발견됐습니다. 바닥 곳곳과 고양이들이 유일하게 숨을 수 있는 공간인 상자에도 혈흔이 남아있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고양이들은 활동가들을 반기며 곧장 다가와 몸을 비비고, 발라당 몸을 뒤집기도 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곳에서 불법 번식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품종의 고양이들이 있었고 이들 중 일부는 젖이 불어 있었습니다. 종이상자 대부분에 혈흔이 있었던 것을 보아 고양이들이 종이 상자 안에서 출산을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남은 36마리 가운데 30마리는 동물자유연대가, 6마리는 서울시가 구조해 보호 중입니다. 이 중 유독 작은 덩치의 고양이 '아슬이'(3세 추정∙암컷)의 변화가 눈에 띄는데요. 아슬이는 경기 남양주시 동물자유연대의 입양센터인 '온센터'에 들어온 첫날 창문 밖에서 들리는 새소리와 빗소리에 고개를 힘껏 내밀었습니다. 모든 게 낯설면서도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아슬이는 처음 느껴보는 푹신한 이불 위에서 꾹꾹이(고양이가 앞발로 사람이나 사물을 누르는 행동)를 하고 밥그릇 안에 두 발을 담근 채 밥을 먹었습니다. 스테인리스에 비친 자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기도 하고, 공을 발로 굴려보며 태어나 처음으로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슬이는 1.6㎏으로 워낙 체구가 작아 어린 고양이인 줄 알았지만 검진 결과 3세로 추정됐습니다. 매우 말라 있었던 데다 고개가 조금 옆으로 기울어져있었고 호흡기 증상도 심했습니다. 고개가 기울어진 것은 신경증상이 의심되지만 생활하는 데 문제는 없고 호흡기 치료를 받으면서 기력과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아슬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오지는 않지만, 겁이 많거나 소심한 성격은 아닙니다. 아슬이가 요즘 가장 빠져있는 것은 장난감 놀이인데요, 그동안 놀지 못한 한을 풀 듯 장난감을 물고 온 방안을 뛰어다닌다고 하네요. 다른 고양이들에게도 먼저 다가가 장난을 칠 만큼 사회성도 좋습니다.
이민주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아슬이가 이제는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며 "새로운 환경에 호기심을 보이고 적응해가는 다른 구조묘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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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nimals.or.kr/center/adopt/6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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