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성남FC' 영장 청구 후 7개월 만
백현동 의혹 관련 특경 배임·위증교사
대북송금 의혹 관련 제3자뇌물 등 혐의
검찰이 18일 △백현동 개발 특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묶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올해 2월 △대장동 개발 특혜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청구된 첫 구속영장이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로 자동 기각된 지 7개월 만이다. 단식 19일 차인 이 대표는 이날 병원에 긴급 후송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날 백현동 사건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위증 교사 혐의, 대북송금 사건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4개 혐의가 담긴 구속영장 청구서는 150쪽에 달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4~2017년 성남시장 재임 중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공모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개발하면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약 200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 배임)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성남시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청탁을 받고 인허가권자인 이 대표가 부지 용도 상향(자연녹지→준주거지역), 임대아파트 비율 축소 등 혜택을 줬을 뿐 아니라 사업에서 공사를 배제했다고 판단했다. 덕분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이 운영하는 성남알앤디PFV는 사업을 단독 진행해 1,356억 원 상당 수익을 독식했고, 김 전 대표 역시 청탁 알선 대가로 77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대표의 측근 사업가 김모씨에게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위증을 시킨 혐의(위증교사)도 적용했다. 2018년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나는 검사를 사칭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김병량 전 성남시장 비서 출신인 김씨에게 허위 증언을 요구, 김씨가 이듬해 '이 대표만 주범으로 몰기로 했다'고 법정 진술한 혐의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2019∼2020년 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북한에 방북비용 등 800만 달러를 적법 절차 없이 대납하게 한 혐의(제3자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가 적용됐다. 도가 추진하던 500만 달러 상당의 스마트팜 사업 지원이 유엔 대북 제재로 막히자, 이 대표가 독점 사업 기회 제공과 기금 지원을 요구하는 김 전 회장의 청탁을 승낙하는 조건으로 500만 달러를 북한에 대신 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김 전 회장에게 방북 추진을 부탁하면서 의전비용을 포함한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라고 요구했고, 방북 동행을 요구하는 김 전 회장의 청탁을 받아들였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대표는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백현동 의혹에 대해선 "(박근혜) 정부의 요구에 따라 공공기관 이전을 돕기 위해 사업성을 올려 준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용지 변경의 1차적 책임은 박 전 대통령과 국토부에 있어, 성남시장의 배임 혐의 자체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그는 또 "증언을 요청한 것은 '진실을 증언해달라'는 취지"(위증교사 혐의)라거나 "부지사 전결 사안을 도지사가 한 행동으로 보는 것은 왜곡"(대북송금 의혹)이라며 다른 혐의들도 부인 중이다.
이날 단식 19일 차를 맞은 이 대표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2시간 전인 오전 7시쯤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이송됐다. 영장 청구 소식에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는 성명을 내고 "오로지 '정치공작'에 몰두하고 있다는 검은 야욕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국민께 '불체포 특권 포기'를 약속했던 사실을 잊지 말라"며 체포동의안 가결을 촉구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르면 20일 본회의 보고 후 21일 또는 25일 표결에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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