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대상 입국 허가부터 '자폭드론' 선물까지
푸틴 "제재 위반 없이 협력" 발언과 모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형해화 불가피
북한과 러시아 정상의 무기 거래 직후 열리는 올해 유엔 총회에서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러시아가 제재 대상인 북한과 노골적으로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우방국이 동참하는 형태로 각국 정상들이 유엔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연설에 나선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의 일탈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유엔 안보리 무용론이 거듭 제기되는 이유다.
북러 정상회담 시작부터 끝까지 '대북제재 위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북제재 결의와 같은 국제 규정 틀 내에서도 (북러 간) 협력이 가능하다"고 강변했다. 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시종일관 제재를 무시했다.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해외여행이 금지됐지만 이번 방러 수행단에 버젓이 포함됐다. 러시아 스스로 찬성한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이다.
러시아는 공개적으로 무기도 건넸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올레그 코제먀코 러시아 연해주 주지사는 17일 귀국 길에 오른 김 위원장에게 드론 6대와 드론 통제 시스템, 방탄복 등을 선물했다. 타스통신은 이 중 5대는 자폭 드론이며 나머지는 수직 이륙 기능을 갖춘 정찰 드론이라고 전했다. 2017년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르면 유엔 회원국은 모든 산업기계와 교통수단, 철강 및 금속류를 북한에 제공해서는 안 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18일 "드론 지원은 대북제재 결의 위반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을 포함한 우방국들과 관련 공조를 강화하면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리도 단독제재도 효력 미비…실효적 대책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시작하는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5개국)과 비상임이사국(10개국)을 늘리자고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안보리 결의는 15개 이사국 가운데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9개 이사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러시아가 반대하면 도리가 없는 구조다. 올해부터 '거부권 행사를 한 상임이사국은 유엔 총회에서 설명을 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지만, 거부권 행사 자체를 차단할 수는 없다.
이에 맞서 한미일 3국을 중심으로 우방국들과 대러 제재와 대북 제재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외교 소식통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제재의 효과가 미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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