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레이온 사태' 이후 설립된 공익병원
노회찬·심상정·이정미 등도 단식 후 치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9일째인 18일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와 가까운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약 20㎞ 떨어진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대표 입원 소식에 이날 녹색병원 홈페이지는 후원 문의로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녹색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식 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의들이 있고 그 치료를 뒷받침할 시설이 완비된 병원으로 의료진이 권유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병상에서도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며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체 음식 섭취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녹색병원은 1980년대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중독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형 공익병원이다. 이후 2003년 9월 서울 중랑구에서 개원해 현재 4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치인을 비롯해 노동계·종교계 인사들이 장기간 단식 후 입원·치료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대표에 앞서 단식 후 녹색병원으로 후송됐던 주요 정치인은 △2011년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서울 대한문 앞 노상에서 30일째 단식 농성을 벌였던 진보신당 노회찬, 심상정 상임고문 △2021년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산업재해 유족과 23일간 단식 농성을 한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임상혁 녹색병원장이 지난 7월 '일본 오염수 방류에 반대 단식 농성'을 벌이던 우원식 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을 찾아가 방문 진료를 진행하기도 했다.
임 병원장과 이 대표의 인연도 있다. 임 병원장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였던 2020년 경기도가 주최한 산업재해 예방 노동계 및 전문가 간담회, 싱크탱크인 노동정책자문위원회, 전태일 토크콘서트 등에 참여했다. 2021년에는 경기도 노동정책자문위원회 민간위원을 맡았다. 또 같은 해 이 대표가 조직위원장이었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녹색병원이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 대표의 입원 소식에 후원 문의가 쇄도하면서 이날 병원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야권 성향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엔 해당 병원에 정기후원을 신청한 화면이나 일시후원을 한 뒤 계좌 이체 내역을 캡처한 인증 글이 수십 건 이어지고 있다. 녹색병원에 따르면 병원 후원금은 노동자의 건강, 인권치유 등 공익활동에 쓰인다. 녹색병원 관계자는 "후원이 늘어난 건 맞다"면서도 "병원 공식 입장이 정리되면 따로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을 향한 국민항쟁을 시작한다.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사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입장 천명과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전면적인 국정쇄신과 개각 등 3가지를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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