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부결 호소 이후 심리적 분당 상태 빠져"
"공천 의식해 '친명'인 척하는 의원도"
야권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날 이 대표가 부결을 호소한 입장문이 가결 가능성을 높이는 역효과를 냈다고 봤다.
유 전 총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표결 전망을 묻는 질문에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좀 있다고 본다"며 "부결될 것이라고 말하는 대신,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는 의원들이 생각보다 좀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첫 번째 체포동의안 표결이 있었던 2월에도 '근소한 차이로 부결될 것'이라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도 했다.
유 전 총장은 이같이 전망한 이유로, 이 대표가 표결 하루 전인 20일 '부결 호소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직후 감지한 당내 분위기를 근거로 들었다. 이 대표는 이 글에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사실상 당에 부결을 촉구했다.
유 전 총장은 "(당 내부는) 깜짝 놀라는 분위기였다. 거기서 심한 표현은, 아이고, 본인이 더는 당 같이 못 하겠다. 이런 얘기들도 한다"며 "대표 연설 때 원고에도 없던 즉석 발언으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던 만큼 이번에는 가결 호소를 할 거라고 봤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역풍이 생각보다 상당하다. 그 메시지가 나온 후, 민주당이 심리적 분당 상태로 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친명계 원외 인사인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사무총장이 19일 유튜브 채널 '새날'에서 "가결표를 던지는 의원들은 끝까지 색출해서 정치적 생명을 끝내야 한다. (의원들이 당원들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반감을 샀다고 봤다. 유 전 총장은 "자기가 뭘로 색출하고, 누가 저런 말에 겁먹고 오그라들겠나. 오히려 역풍이 됐다"며 "저따위 소리를 하니 윤석열 대통령 입에서 (민주당을 향해) '전체주의'라는 소리가 나온다. 멍청한 것들"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 지지자 모임 '민민운(민주당의 민주화 운동)'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 '당원킹'에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모두 103명의 의원들의 실명과 사진이 '부결 지지' 명단에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유 전 총장은 "'정치생명이 끊길지도 모르는' 위협을 받으면서도 부결이라고 답하지 않은 사람들이 약 60명 정도라면 충분히 가결될 수 있는 것"이라며 "또 공천받기 위해서 우선 친명인 척하는 사람도 있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가 단식을 만류한 것에 대해서도 "인간적인 도리로 간 것이지, 메시지를 낸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