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이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절차가 남았다. 영장이 기각된다면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비판이 쏠리면서 이 대표는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다.
반대로 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의 리더십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이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민주당의 불신임으로 해석되는 만큼, 어느 경우든 당의 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 대표가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몰렸다.
이 대표는 조만간 법원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 3주 넘게 단식을 이어가며 병원에 입원 중이지만 이제 법정에 서야 하는 상황이다. 통상 출석시점은 담당 재판부가 임의로 지정해 통보하지만,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일단 협의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백현동·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이 대표가 구속되는 건 이 대표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첫 구속기간은 2개월, 연장하면 최대 6개월까지 구속할 수 있다. 내년 총선과 맞물리는 기간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옥중 공천설'도 거론되지만 과거 퇴행적인 방식인 만큼 오히려 여론의 반감만 조장할 수 있다. 이 대표의 공백으로 민주당의 리더십이 무너지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줄곧 주장해온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전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3류 소설 스토리를 뒷받침할 증거라고는 그 흔한 통화기록이나 녹취, 메모 하나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법조계 출신 한 의원은 "영장심사 결과를 예측하기는 훨씬 더 어렵다"며 "전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장 발부나 기각에 앞서 당장 민주당은 충격에서 빠져나올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사실상 당론으로 '부결' 입장을 정하고도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터라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 대표와 원내지도부가 지속적으로 설득했지만 끝내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2월 1차 표결 당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는데도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자조가 쏟아졌다면, 이번에는 '실제 분당'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상 당분간 극한 대립이 벌어질 것"이라며 "현재로선 영장심사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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