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CBS라디오 인터뷰
"가해자 진짜 보복할 것 같아"
"20년형은 과소평가된 것"
"너그러운 양형, 모방범죄 불러"
"20년 후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이걸(출소한 가해자를) 피해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걱정해야 되는 순간이라서 마냥 달갑지 않고... 그냥 시작에 불과하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A씨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막막함을 호소했다. 대법원이 전날 가해자에게 징역 20년을 확정했지만, 가해자가 출소 후 보복을 공공연히 말해왔던터라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그는 "정확하게 제 주소를 외우면서 보복을 다짐하고 있었기 때문에 진짜 보복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해 5월 귀가하던 피해자를 10여 분간 뒤쫓아가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머리를 걷어찬 후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끌고가 성폭행하려한 사건이다.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가해자는 수감 중 피해자의 주민번호와 범죄 피해 후 이사 간 주소 등을 외우며 구치소 동기들에게 보복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다. 2심에서 강간미수 혐의가 추가돼 징역 20년으로 늘었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하지만 A씨는 징역 20년은 가해자의 범죄가 과소평가된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계획적, 취약한 피해자를 고른 점, 피해자를 유기하고 반성이 없는 점 등 양형 기준 상 굉장히 많은 가중 요소들이 있었는데 그에 비해서는 과소평가됐다"며 "또 초기 수사에서 성범죄 관련 체내 DNA를 채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범죄가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림동 강간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이 돌려차기 사건을 모방했다는 데 대해서도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그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다른 사건과 다르게 뭔가 싸한 느낌이 있었다"며 "머리를 가격했고, CCTV 사각지대라는 점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돌려차기 사건을 모방했다는) 기사가 나오고 나서 한 일주일 동안은 죄책감에 살았다. 내가 원인이나 어떤 시동을 건 게 아닌가라는 죄책감이 있었다"며 "신림동 사건 유가족이 연락 와서 '전혀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 가해자가 잘못한 건데 왜 피해자분이 그런 걱정을 하냐'며 위로해줬다"고 전했다.
A씨는 "너그러운 양형 기준이 결국 모방범죄가 나오게 하는 데 제일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반성이나 인정, 심신미약, 초범과 관련된 것들(감형)을 없애야 모방범죄 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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