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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있는 청정수소정책

입력
2023.09.25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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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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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다양한 탄소감축정책이 실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탄소감축 방법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의 전력화, 탄소포집 및 저장 활용(CCUS) 기술, 수소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탄소중립 정책도 2050년까지 현재 20% 수준인 에너지 전력화 비율을 45% 이상으로 늘리고 에너지원의 7% 수준인 수소와 재생에너지를 36%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에너지의 80% 이상을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런 정책은 과연 실현 가능할까? 문제의 핵심은 계획 자체보다는 실효성 있는 정책실행에 있다.

한국은 현재 연간 200만 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2050년이 되면 2,700만 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천연가스가 LNG 형태로 100% 해외에서 도입된다. 따라서 다른 나라보다 가스가격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기반의 수소 생산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어 80%가 넘는 2,200만 톤의 수소를 해외에 의존할 계획이다.

청정수소는 수소 생산에 수반되는 이산화탄소 방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대부분 신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와 CCUS 기술과 연계된 화석연료 기반 블루수소가 청정수소에 포함될 수 있다. 많은 국가들은 수소생산을 진흥하고 수소산업을 구축하기 위해 자국의 에너지원 구성을 고려한 청정수소 인증제를 도입하고 있다. 부존자원도 빈약하고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4%인 한국에는 청정수소 정책도 외국과는 다르게 설계되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국내 그린수소 생산을 극대화하면서도, 이미 고도화되어 있는 석유화학설비를 활용하여 최소한의 청정수소 생산을 국내에서 책임져야 에너지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정부가 준비 중인 청정수소 인증기준이 국내 수소생산 사업이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그리고 검증 결과에 따라 국내 산업현실을 고려한 청정수소 인정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적어도 국내 수소산업이 정착될 때까지는 우리 현실에 맞게 인증기준을 조정하여 블루수소를 폭넓게 청정수소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실속 없이 완벽한 제도만 추구하다가는 국내 시장 확보는 물론 탄소중립도 달성하지 못하는 사태가 우려된다. 국내 수소산업 정착과 에너지안보를 위해 현실적이고 유연한 청정수소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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