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명절 등 연휴 기간 과음하면 부정맥 위험
#추석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한 술자리. 옛날 추억을 되뇌며 흥이 오른 홍모(50)씨는 자신도 모르게 과음을 하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차례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홍 씨는 갑자기 머리가 핑 돌고 호흡기 가빠지며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가족들의 도움으로 근처 응급실을 찾은 홍씨. 검사 결과 심장 박동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不整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 등산 등을 즐기며 건강을 자신하던 홍 씨는 부정맥이라는 결과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홍씨의 경우가 ‘연휴심장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HHS)’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연휴심장증후군은 연휴 등 단시간 폭음으로 나타나는 ‘부정맥’을 의미한다. 평소 과음을 일삼던 사람이 명절 같이 긴 연휴 기간 알코올과 고열량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서 부정맥 등 심장 이상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 개념은 미국 뉴저지대 의대 필립 에팅거 박사에 의해 1978년 미국심장학회저널(American Heart Journal)에 처음 소개됐다. 에팅거 박사는 폭음을 한 2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부정맥 병력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주말이나 공휴일 직후 병원에 부정맥으로 입원하는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심장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폭음하면 갑자기 부정맥이 발병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해외에서도 크리스마스나 새해는 매년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날로 알려진다.
이동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연휴심장증후군이 발생하면 폭음을 하는 도중이나 숙취가 풀리지 않은 다음 날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심장이 가빠지고 흉통이 나타난다”며 “심하면 의식까지 잃을 수 있고, 급박한 부정맥으로 돌연사를 부를 수도 있다”고 했다.
연휴심장증후군은 사회활동이 왕성하고 술자리가 많은 35~55세의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체내 알코올이 다량으로 들어오면 몸속에서 분해되면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물질이 생기는데, 이것이 심장 수축 능력을 떨어뜨린다.
또 술맛을 좋게 하는 인공 감미료나 각종 색소, 합성 보존료 등 첨가물도 심장에 좋지 않다. 특히 심장이 제 박자에 맞춰 수축하지 못하고 무질서하고 가늘게 떨리는 심방세동(心房細動)이 잘 발생한다.
연휴심장증후군은 과음이나 폭음이 아닌 한 잔의 술로도 발생할 수 있다. 섭취한 알코올의 양뿐만 아니라 심장 리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트륨 섭취량이나 과식,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재 교수는 “오랜만에 가족·친지들과의 만남이 반갑겠지만 절제 있는 생활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갑작스러운 폭음·과식 등을 피하고 연휴에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등 심장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Tip. 일상생활 속 부정맥 관리]
-과음, 과식, 과로를 피한다.
-금연한다.
-커피, 홍차 등 카페인 섭취를 줄인다.
-생활 습관 개선, 체중 유지 등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한다.
-하루 30분,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유산소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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